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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PF공포론? [thebell note]

신준혁 기자공개 2022-10-27 07:55:08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개발사업 관련 PF-ABCP를 제때 갚지 못하자 PF공포론이 건설업 전반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여기저기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받은글'과 '펌글'이 난무했다.

'디폴트, 북 클로징, 3분기 절정…' 단어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건설사 부도설에 증권사 매각설까지 거론됐다. 유독 롯데그룹이 언급된 부분이 많았는데 롯데캐피탈이 CP 발행에 나섰는데 금리 15%에도 소화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 맞춰 일각에선 연쇄부도설이 함께 부상했다. 건설업 자체가 시행사와 건설사, 금융사가 얽히고 설켜 차환 실패나 부도가 발생하면 손실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에서다.

히지만 이 또한 지나친 확대해석이자 공포론이란 반박논리도 만만치 않다. 하나증권이 최근 분석한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의 커버리지 PF 잔액은 2008년부터 매년 감소했다. 올해 들어 일반 미분양은 소폭 증가했으나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미래에 지어질 건물을 담보로 잡는, 말그대로 '프로젝트'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시장이 휘청이면 건물이 지어지지 못하거나 분양에 실패하거나 자금 회수 불능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왔다. 단일 PF 상황을 건설업 전반으로 확대하는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는 반박이 나오는 이유다.

레고랜드 개발사업과 얽힌 ABCP 규모는 2050억원이다. '고작'이란 단어까지 써서 톤다운할 필요는 없지만 대한민국 채권시장이 걱정해야 할 정도의 액수는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레고랜드 관련 이슈에 대해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시장에 대응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1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안정펀드를 즉각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캐피탈콜까지 준비한다며 긍정적인 시그널을 던졌다.

사실 공포론은 늘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다. 단 한번만 적중하더라도 공포론자는 시장의 예언자로 우뚝 설 수 있다. 단 한마리의 블랙스완을 찾기 위한 공포론자들의 노력은 부단했다. R의 공포, D의 공포, M의 공포처럼 공포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아니면 말고' 식의 공포론은 지양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물론 입찰기한이 정해진 수주전에선 온갖 비방의 소재로 악용될 수 있다. 상대 입찰사의 자금사정은 공격하기 편한 먹잇감이다. 롯데케미칼은 현금성자산만 1조7000억을 보유해 유동성은 충분하다며 근거 없는 루머에 엄중 대응한다는 카드를 빼들었다.

진정한 지식인은 매번 반복되는 공포론 속에서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 시장에 과도한 공포를 심어주기보다 경제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대응방안을 공유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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