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살아난 전장사업 CAPEX 확대여부 주목 완성차 활기로 통신모듈·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 수익 증가…4분기도 호조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2-10-28 12:59:46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전자부품업계 부진 속 의미있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14 카메라모듈을 수주 효과는 물론이고 그동안 잠잠하던 전장부품에서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룬 성과다.그간 전장부품 사업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이익기여도가 낮아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에서도 제외되곤 했다. 최근 완성차업계가 활기를 되찾으며 가파른 매출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가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조용하던 전장마저 꿈틀, 어닝서프라이즈
27일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 5조3874억원, 영업이익 44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1.9%, 영업이익은 32.5%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45.5%, 영업이익은 53.4%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영업이익 4260억원을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에 본격 돌입하며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확대, 실적을 이끌었다"며,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을 비롯해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장부품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늘며 실적 증가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호실적의 원동력은 단연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다. 광학솔루션사업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4조43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58%나 늘었다. 애플 아이폰14에 탑재될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고부가 카메라모듈의 높은 가격도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 아이폰14에 탑재되는 카메라 해상도가 1200만 화소에서 48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모듈 성능과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애플이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생산 비중을 늘린 점도 호재였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50% 수준으로 계획하던 아이폰14 프로 생산비중을 60%로 상향조정했다. 초고가 전략에 따른 품귀현상이 불거지면서 일부 외신은 65%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은 상태다.
주목할 만한 건 전장부품 사업부의 실적증대다.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3분기 38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실적 상승폭은 무려 48%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판소재사업 매출 증가폭이 3%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세다.
전방산업 수요가 살아난 점이 가장 주효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수요가 확대되며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늘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중심 개발 노력도 수익 증대에 기여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4분기 더 좋다…시설투자 확대 가능성은?
증권가는 4분기 실적에 긍정적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장부품은 완성차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6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했다"며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종전 추정치보다 높은 6000억원 전후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긍정적 실적 기조에 전장 시설투자 확대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전장부품은 2018~2019년 연간 13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자본적지출(CAPEX)이 대폭 늘었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투자액이 400억원대로 감소했다. 올들어서도 기판, 광학솔루션에 연달아 조단위의 투자결정을 내린데 비해 전장부품 투자소식은 없었다.
LG그룹이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LG이노텍은 사뭇 다른 행보다. 그동안 전장부품에 상대적으로 시설투자가 적었던 배경으론 '반도체 쇼티지'를 들 수 있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자 수익성이 약화되고 그룹도 투자결정을 쉽사리 하기 어려웠다.
같은 반도체 쇼티지라도 기판과는 상황이 다르다.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선 생산라인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폭증하니 차량용 반도체보다는 좀 더 수익성이 좋은 통신용 반도체에 시설투자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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