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19년만의 자사주 소각’ 금호석화, 주주환원책 더 나올까④2년 새 18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중장기 배당 정책 따라갈 것"
이호준 기자공개 2022-11-04 07:35:1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은 2년에 걸쳐 약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소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제고 행보도 병행했다.다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황의 부정적 전망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자사주 소각'이라는 호재성 이슈도 시장에서 힘을 받지 못했다.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는 만큼 추가적인 주주환원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19년 만에 자사주 소각'
금호석화는 지난해 12월 자기주식(자사주) 17만1847주에 대한 소각을 진행했다. 시가로 약 315억원 규모다. 금호석화가 자사주를 소각한 건 지난 2003년 12월(570만주)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올해 3월 또다시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9월까지 약 6개월에 걸쳐 98만1532주의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 이를 전량 없애겠다고 밝힌 것이다. 금호석화는 지난달 약속대로 약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식이다. 기업이 가진 주식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없애기 때문에 발행 주식 수 자체가 감소한다. 통상 주당 가격이 상승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시장은 금호석화의 소각에 큰 방점을 찍지 않았다. 소각 공시 이후 금호석화의 주가는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0월 들어서 반짝 상승하고 있지만 2일 현재 금호석화의 주가는 올해 초(16만6500원)보다 20% 하락한 13만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호석화의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갇혀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석화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83배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이 당기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경쟁사 대비 2~6배 낮은 수준으로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ROE(자기 자본 이익률)는 47.76%로 국내 경쟁사 대비 최고 수준이다. ROE는 순이익을 총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다. 금호석화가 투입한 자본 대비 회사의 이익 효율이 업계에서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배당성향, 2020년 26.7%→ 2021년 28.5%
예비 투자자가 아닌 현재의 금호석화 주주들 입장에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통한 주가 부양을 더 요구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석화의 순이익은 약 1조9700억원이다. 전년(5829억원)과 견줘서 237% 급증한 호실적이다.
자사주 소각에도 여력이 남아 있어 보인다. 금호석화는 최근 약 3.76%(0.56%+ 3.2%)의 자사주를 태워 없앴지만 회사의 자사주 비중(전체 발행주식(보통주)의 14%)은 여전히 국내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단 금호석화는 회사의 중장기 배당 정책을 따라가며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호석화는 "별도 당기순이익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별도 당기순이익 5~10% 수준의 자기주식을 취득 및 소각할 계획"이라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기준점까지는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배당금 규모는 약 2809억원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1500억원) 금액까지 더하면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별도·9869억원)의 43.7%를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당성향도 가이드라인을 잘 따라가고 있다. 2021년 금호석화의 별도 기준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중)은 2020년 26.7%에서 28.5%로 높아졌다. 2019년 배당성향과 견줘서는 12.9%포인트가 뛴 셈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지난달 자사주 소각 이후 아직까지 추가로 세워 놓은 주주환원 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다만 '별도 당기순이익 5~10% 수준'이라는 기준점에 맞춰서 남은 자사주도 소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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