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웅환號 모태펀드 체크리스트]주춤한 바이오 투자 '고민', 첨단산업 펀드 확대 '방점'②바이오 인기 투자 분야 무색, 반도체·ESG 전용 출자사업 강화
양용비 기자공개 2022-11-11 08:13:28
[편집자주]
한국벤처투자의 유웅환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맞물린 벤처생태계의 침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만큼 벤처캐피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벨은 유웅환 신임 대표가 직면한 당면 과제, 펀딩·투자·회수와 관련한 벤처캐피탈업계의 바람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9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는 국내 벤처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태펀드의 자펀드로 투자를 받아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만 22곳에 이른다. 한국벤처투자가 국내 벤처생태계 성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그간 모태펀드는 벤처생태계의 트렌드에 맞춰 출자 사업을 진행해 왔다. 넘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시기적절하게 출자 사업을 기획하며 산업군별 성장을 지원했다. 모태펀드를 통해 성장한 산업으로는 ICT와 바이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아졌다. 벤처 투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펀딩 축소, 출자자(LP) 모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벤처 투자가 침체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벤처생태계의 빙하기가 예고되면서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에게 모이고 있다. 어떤 영역에 중점을 두고 출자 사업을 전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위축된 바이오 투심, 소부장·에너지·방산 ‘기대’
바이오 분야는 수년간 국내 벤처캐피탈업계 최대 투자 산업군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존폐를 걱정하는 바이오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투자하겠다는 벤처캐피탈이 여럿 있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곳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의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은 회수 시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술 특례 상장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술성만으로는 상장이 어렵고 라이선스와 매출이 연동되는 수치가 필요해졌다.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 커진 탓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셈이다. 바이오 투자가 줄어든 만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 분야가 주춤하는 사이 방위 산업이나 우주항공, 에너지, 반도체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새정부의 정책 방향인 방위 산업과 우주항공은 기존에 벤처캐피탈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던 인공지능 관련 영역을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경우 정책적인 수요가 높아지면서 딜 검토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2차전지나 수소연료전지, 폐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에너지와 반도체 분야의 성과가 최근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정책적인 수요가 늘어난 만큼 관련 출자사업도 탄력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심사역들 사이에선 지금이 소부장 투자에 적기라는 말이 나온다”며 “정책적인 수요와 IPO의 활성화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운용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산업 관련 펀드 강화 예고, 반도체·ESG 부각
유 대표 체제에서 모태펀드는 새로운 첨단산업에 대한 펀드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첨단산업을 중점적으로 발굴해 벤처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나 2차전지, 6G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친환경 그린 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펀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인텔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거쳤다.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부사장(ESG그룹장) 등에서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로 꼽힌다. 반도체 관련 펀드 강화도 그의 구상 안에 있다.
반도체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전용펀드를 조성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7년 조성한 750억원 규모의 반도체 성장펀드의 규모를 확대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ESG 관련 펀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SG 국제 규범이나 지원이 강화하면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ESG 지원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ESG 벤처투자 가이드라인도 보완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정책기관들이 ESG 이행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며 “주요 앵커 출자사에서 ESG에 대한 강조하고 있어 투자 프로세스와 검토 단계에서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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