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외화채 콜옵션 논란]채안펀드 등판도 고려했었다...일단 RP로 조기상환"기금으로 이자비용 보전 논의…RP 외에 조달수단 강구 안해"
강철 기자공개 2022-11-15 08:07:4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흥국생명의 5억달러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옵션)과 관련해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활용한 유동성 지원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차환을 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이자비용을 보전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흥국생명이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으로 콜옵션에 대응하기로 하면서 당장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조달 니즈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추후 펀드가 개입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RBC비율 150% 회복시켜야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5억달러를 지난 9일 조기 상환했다. 5억달러에 5년 전 환율을 적용한 약 5600억원을 전액 보유 현금으로 갚았다. 그 결과 지난 열흘간 금융시장을 뒤흔든 '흥국생명 콜옵션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영업에서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해왔기 때문에 5억달러를 자체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은 이미 충분했다"며 "5년 전 발행 당시 환헤지를 해둔 덕분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자금 소요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일시에 빠져나간 56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에 나섰다. RP는 신한은행을 위시한 4대 시중은행이 매입할 예정이다. 발행액은 최대 4000억원 안에서 유동적으로 조율하기로 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를 제고하기 위한 자본확충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현금 상환으로 150% 밑으로 떨어진 지급여력(RBC)비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시장 침체로 자본성증권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모기업인 태광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앞선 관계자는 "RP 발행과 관련한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구체적인 만기와 규모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영업창출 현금흐름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RP 외에 다른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거나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금 상환으로 여러 재무 건전성 지표가 일시적으로 떨어진 것이 사실이고 이를 조기에 회복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보험업 권고 기준인 RBC비율 150%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고금리 차환 발행 시 이자 부담
흥국생명이 RP로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한 결과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유동성 보강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과 흥국생명은 지난 7일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바꿀 당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재원 마련 과정에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일정 부분 도움을 주기로 하는 내용을 협의했다. 투자자의 니즈에 맞춰 고금리로 차환 발행을 실시할 경우 추가되는 이자비용을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직접 부담하거나 추후에 보전한다는 얘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원래는 새로운 채권 발행을 통해 차환을 검토했으나 싱가포르 거래소와 투자자가 과도한 고금리를 요구한 탓에 결국 콜옵션 미행사를 결정했다"며 "그런데 이게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다 보니 정부에서 콜옵션을 실행하자고 흥국생명을 설득했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유동성 지원을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23일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총 20조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출자금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83개 약정 기관의 십시일반한다. 조만간 운용자금 모집을 위한 캐피탈콜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2020년 3월 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아직 1조6000억원의 잔액이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이 잔액을 이번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처럼 차환이 여의치 않은 크레딧물을 우선 지원하는 형태로 소진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이 보유 현금으로 급한 불을 껐으나 조달 니즈가 계속해서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개입할 여지는 남아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추후 만기 도래하는 RP도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먼저 대응한 후 부족하면 다른 조달 수단을 강구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이슈에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개입할 수 있다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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