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쿠팡 흑자에 ‘꽉 막혔던’ 컬리 IPO 숨통 트인다‘계획된 적자’ 허상 아니었다… 피어그룹 주가 급등에 밸류에이션 ‘호재’
최윤신 기자공개 2022-11-15 08:07:2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첫 흑자가 난항을 겪던 새벽배송 기업 ‘컬리’의 IPO에 숨통을 틔울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계획된 적자’가 환상이 아니었다는 게 증명되며 이커머스에 대한 투심에 큰 변화가 예상돼서다.특히 흑자 발표 이후 급등한 쿠팡의 주가는 컬리의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커지며 ‘성장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제고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기대하던 이벤트...예상보다 빨랐다
쿠팡은 지난 3분기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8년만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증권거래소(SEC)에 공시한 10-K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7742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068만 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의 흑자 전환 소식은 꽉 막힌 듯 보였던 컬리의 IPO에 희망을 비췄다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흑자전환이 가시화됐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시점이 예상보다 1~2분기 정도 빨랐고, 이익규모도 작지 않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심리를 뒤집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의 상장을 위한 남은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 기대하던 이벤트가 나타난 건 고무적이란 평가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는 상장심사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 2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6개월이 지나는 2월 22일까지 납입을 마쳐야 하는 일정이다.
쿠팡이 흑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은 컬리의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평가된다. 국내에는 아직 이커머스 기업이 상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시장에선 컬리의 가장 직접적인 피어그룹으로 쿠팡을 지속 거론해왔다. 컬리의 기업가치 위기론의 가장 절대적인 근거도 NYSE에서 쿠팡의 주가하락이었다.
10일 뉴욕거래소에서 쿠팡(클래스 A)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59% 오른 19.97 달러로 마감됐다. 공모가격인 35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5월 기록했던 8.98 달러의 최저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올라왔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쿠팡의 시가총액은 353억 달러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인 184억 달러와 비교하면 주가매출비율(PSR)이 2배에 가깝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약 153억 달러)을 연으로 환산한 203억 달러를 대입해도 1.74배다.
컬리의 지난해 매출인 1조5614억원에 2배의 PSR을 단순 대입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2조원에 못미치는 장외거래가격 기준 기업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쿠팡의 주가가 더 오르고, 컬리가 올해 가파른 매출 성장을 기록했을 경우 상장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조원의 밸류에이션도 넘어설 수 있다.
◇ 인플레이션 제동에 ‘성장주 부활’ 기대감
쿠팡이 컬리의 절대적인 피어그룹임은 확실하지만 사업영역과 시장 지위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쿠팡의 PSR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선 IB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절대적 시장지위를 구축하고 다양한 밸류체인을 구축한 반면 컬리는 아직 치열한 경쟁을 겪고 있으며 커머스 외 밸류체인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라며 “쿠팡의 대비 밸류에이션을 디스카운트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성장 성숙기에 다다른 쿠팡보다 컬리의 성장 가능성이 더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매출을 근거로 쿠팡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을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의 제동 신호를 더 중요한 시그널로 보기도 한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며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기존 자이언트 스텝(0.75%)에서 빅스텝(0.50%)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주가 상승도 흑자전환이라는 이벤트보다 ‘인플레이션 둔화 시그널’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개별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성장주’의 부활이 컬리의 IPO 성사를 가를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윤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달바글로벌은 지금]RCPS에 급감한 순이익…'1조 밸류' 정당화할 방법은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LP Radar]행정공제회, VC출자 '2배수' 숏리스트 추려
- 에코프로파트너스, 공정위 ‘경고’…펀드레이징 영향은
- [VC 투자기업]네이션에이, CES 혁신상 연속 2관왕…'메타버스' 석권
- [VC 경영분석]에이티넘인베, 메가펀드 소진 속도…'바이오' 주목
- 스코펀, 수시출자도 민간LP 관계사 '유력'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일 벤처업계, 알아가는 단계"
- 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 도쿄', 국내 VC 리더 '총 집결'
- [2024 이사회 평가]'코스피' 노리는 에코프로비엠, 대규모 이사회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