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루스 파산, 우회상장 실패부터 '예견' 셀트리온 표방했지만 성장 계획 틀어지며 좌초…약한 내부통제도 발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2-11-29 08:17:3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때 기업가치가 3000억원에 달했던 바이오시밀러 업체 폴루스가 파산하며 업계 이목이 쏠린다. 폴루스는 코스피 상장사인 폴루스바이오팜을 통해 2008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성공 사례 재현을 노렸다. 다만 감사의견 한정 등 회계 이슈로 자금 조달 활로가 막히고 미비한 내부통제가 드러나며 우회상장에 실패했고 몰락이 시작됐다.폴루스는 셀트리온 부사장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총괄 수석부사장을 지낸 남승헌 폴루스 회장이 창업한 바이오벤처다. 창업 초기인 2016년 약 300억원의 자금을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조달했다.
이후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던 중 자본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 자금을 한층 수월하게 조달하려는 목적으로 우회상장 계획을 꾸렸다. 한때 시장에서 1000억원을 조달해 기업 가치 3000억원을 책정했던 만큼 우회상장을 진행할 자본력은 확보한 상태였다.
폴루스는 앞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연착륙시킨 셀트리온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비상장 바이오벤처 펀딩 시장에선 해당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셀트리온은 2008년 오알켐 합병 후 우회상장에 성공했으며 2018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상장했다.
폴루스는 곧바로 코스피에 입성하기 위해 정밀계측기기 업체 암니스를 쉘(Shell) 회사로 택했다. 2017년 12월 폴루스는 지주사인 폴루스홀딩스를 통해 암니스의 3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남 회장이 암니스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암니스의 사명을 폴루스바이오팜으로 바꾸면서 우회상장 첫발을 뗐다.
다만 폴루스바이오팜은 이 과정에서 기존 암니스 개인주주를 비롯한 기타 주주의 우회상장 반대에 부딪히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더불어 2018년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받기도 했다.
이에 남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여겨기던 재무적투자자(FI)들은 기존 폴루스바이오팜이 발행하기로 한 전환사채(CB) 인수를 철회하거나 납입 규모를 줄였다. 이에 남 회장과 근소한 지분율 격차를 보이던 폴루스바이오팜 기존 주주 측은 다시금 이사회를 장악했고 이어 남 대표의 해임을 의결하며 우회상장 시도는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폴루스의 부실한 현금창출력과 부채상환 능력이 외부로 드러났다. 폴루스는 해마다 결손금이 누적됐고 2018년 말 기준 자본총계 54억원을 기록했다. 1000억원에 가까운 자본금 및 자본잉여금이 대부분 잠식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공장을 준공한 뒤에도 어느 정도 제품 생산이 가능한 수준의 추가 설비투자가 진행돼야 사업이 가능해진다"며 "초기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 섹터 확충은 마쳤지만 최종 설비투자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감사의견 한정 등 재무이슈가 불거지며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폴루스와 마찬가지로 남 회장의 독단적 경영이 논란을 일으켰다. 회사가 자금 조달 난항을 겪는 가운데 지티에스코리아 합병 및 연대보증에 관련한 의결을 진행하는 등 사외이사를 통한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 2018년 폴루스바이오팜은 총 8인의 이사회에 3명을 사외이사로 뒀는데 이들의 이사회 출석률은 30%를 밑돈다.
업계 관계자는 "폴루스바이오팜은 우회상장 계획이 무위로 돌아간 것과 함께 본 사업인 정밀계측기기 사업 정상화에도 실패했다"며 "지티에스코리아 인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노렸던 전략은 성과 없이 자본만 유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2019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 및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기존 최대주주인 남 회장이 2020년 다시 폴루스바이오팜 대표이사로 복귀했지만 결국 재기에 실패하고 올해 초 상장폐지됐다. 이어 폴루스까지 이달 파산 선고를 받았다. 남 회장은 현재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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