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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운용은 지금]사라진 자생력…'채권 강자' 타이틀의 빛과 그림자①교보생명 자금운용에 치중…일임수수료 ‘절반’ 의존

이민호 기자공개 2022-12-19 08:33:55

[편집자주]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국내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종합자산운용사지만 경쟁력에는 늘 물음표가 붙는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자금운용처 역할에 충실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으나 모기업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아지고 상품 다양성도 사라지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더벨은 3편에 걸쳐교보악사자산운용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채권 투자 강자’의 지위에 올려놓은 데는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교보생명 자금을 등에 업고 국내 10위권 자산운용사로 발돋움 했지만 교보생명 자금운용에 특화된 상품 라인업과 전체 수익의 절반에 이르는 기여도를 고려하면 자생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선이 많다.

◇채권 투자 성과의 이면…’대주주’ 교보생명 자금운용에만 충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운용규모(AUM) 40조원이 넘는 국내 10위권 대형 자산운용사다. 운용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채권 강자로 꼽힌다. 이는 펀드 유형벌 순자산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전체 펀드 순자산이 24조원인데 이 중 64%인 15조원이 일반사모펀드였고, 대부분을 채권형으로 운용하고 있다.

채권과 유동성자산에 투자하는 MMF 순자산도 4조원에 육박해 1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일반사모펀드와 MMF의 두 유형만 합쳐도 80%에 육박한다. 펀드가 아닌 일임에서도 채권 비중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전체 일임 평가금액은 23조원으로 이 중 투자 유형별로 보면 채권이 14조원으로 60%를 차지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1988년 7월 교보생명이 전액 출자해 설립한 교보투자자문이 시초다. 1996년 7월 자본금을 현재의 300억원으로 증자하면서 사명도 교보투자신탁운용으로 바꿔달았다. 현재의 교보생명과 AXA Investment Managers의 5대 5 지배구조가 확립된 것은 2008년 8월이다. 프랑스 보험금융그룹 악사(AXA)가 자산운용 부문 자회사 AXA Investment Managers를 통해 교보투자신탁운용 지분 50%를 사들이면서 조인트벤처(JV) 형태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출범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채권 강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금융그룹 계열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금융사 대주주가 자금 운용처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하우스로 꼽힌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자산운용 특성상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다. 채권에 직접투자하거나 자산운용사 펀드나 일임으로 간접투자한다.


◇매년 2조 펀드 매입…일임수수료 절반 책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매년 2조원 안팎의 자금을 교보악사자산운용 펀드(수익증권) 매수에 투입하고 있다. 최근 매수금액을 보면 2019년 2조5000억원, 2020년 1조5000억원, 지난해 2조원 정도다. 기존에 매수했던 펀드는 매도해 수익을 실현한다. 교보생명은 교보악사자산운용 펀드 매매로 지난해에만 390억원을 벌어들였다. 2019년에는 172억원, 2020억원은 143억원이었다.

금융거래 내역을 보면 다양한 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특히 MMF와 채권형 펀드 비중이 높다. 법인용 MMF ‘교보악사프라임법인MMFJ-1호’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의 순자산이 5조원을 웃돌 만큼 커진 데는 교보생명의 역할이 주효했다. MMF는 초단기자금이나 유휴자금 운용에 유용하다.

채권형 펀드로는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1호’가 있다. 국채, 통안채, 공사채, 은행채, 우량회사채 등 안정성이 높은 국내채권에 투자하며 순자산이 6000억원이 넘는 하우스 대표 채권형 공모펀드다. 이외에는 주식형 인덱스펀드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1호’가 꼽힌다. KOSPI200지수를 추종하며 순자산이 1조원에 육박한다.

펀드 외에 일임에 투입하는 자금규모도 상당하다. 교보생명은 교보악사자산운용과 1년 단위로 갱신되는 일임계약을 주식과 채권 등 자산별로 체결하고 있다. 실제 위탁금액은 시점별로 다르게 나타나지만 한도만 따져보면 연간으로 2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채권형 일임계약의 한도는 12조5500억원이었다. 채권·유동형 일임계약 한도도 2조5000억원이었다. 이외에 주식형 일임계약은 3조5000억원 한도가 1건, 6000억원 한도가 1건 있었다.

위탁금액이 상당한 만큼 교보악사자산운용 수익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지난해 교보생명으로부터 수취한 일임수수료는 80억원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지난해 벌어들인 전체 일임수수료가 17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절반을 교보생명에 의존한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AUM과 수익 모두에서 교보생명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며 “하우스 대표 상품이 MMF, 채권형펀드, 인덱스펀드에 쏠려있는 것도 보험사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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