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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은 메리츠·교보악사…디폴트옵션 TDF 선택 '전무' 운용규모·수익률 평범…대표 리더십 문제도 도마 위

이돈섭 기자공개 2022-09-05 07:43:2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모두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느라 분주하지만, 메리츠운용과 교보악사운용 펀드를 찾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각 펀드 규모가 크지 않을 뿐더러 성과 역시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43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에 메리츠운용 펀드를 올린 곳은 전무했다. 퇴직연금 사업자 대부분은 최근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을 확정하고 고용노동부에 심사 신청을 마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10월 본격적 승인 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운용 펀드가 퇴직연금 사업자 디폴트옵션 상품에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적정 상품군 중 하나인 TDF 트랙레코드가 충분하지 않고 운용규모가 크지 않은 점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존리 전 메리츠운용 대표 사임에 따른 하우스 평판 저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각 펀드 수익률뿐 아니라 변동성과 같은 펀드 자체 속성들을 두루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메리츠운용의 경우 TDF 트랙레코드가 길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수익률 자체도 보통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책당국은 퇴직연금 적정상품 유형으로 TDF를 비롯해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 등 4개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여파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SVF 펀드를 웃돌고 국내 SOC 라인업이 전무한 점을 감안하면 TDF와 BF가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다.

대부분 퇴직연금 사업자는 정책당국 디폴트옵션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운영위원회를 구성, 복수의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해 접수를 받아 상품 선정을 위한 평가 절차를 진행했다. 상당수 사업자가 위험도별로 7개 정도 상품을 채워넣어 현재 정책당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상품 면면을 보면 실제 TDF와 BF 펀드 선정이 눈에 띄는 가운데, 사업자가 이들 펀드를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묶어 가판대에 올린 경우도 적지 않다. 운용사 입장에선 상품 공급 기회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한 곳도 못 뚫었다는 건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운용은 2020년 TDF 브랜드 '프리덤'을 론칭, 2030·2035·2040·2045·2050 등 5개 TDF 펀드와 골든에이지펀드 TIF 등을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31일 현재 운용 규모가 가장 큰 TDF 빈티지는 프리덤 2030으로, 31일 현재 운용규모가 260억원 수준이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5% 정도다.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운용 리더십 교체가 하우스 평판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4년부터 메리츠운용을 이끌어온 존리 전 대표는 최근 차명투자 의혹을 받으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존리 전 대표는 메리츠운용 TDF 라인업 일부의 책임운용역을 맡은 바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TDF와 BF 출시 이후 트랙레코드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이다보니 사업자 입장에선 상품 외적인 요소 검토를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차명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가 직접 운용을 총괄했다는 것만으로 선정 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악사운용 TDF 성과도 부진했다. 교보악사운용 역시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에 자사 펀드를 하나도 올려 놓지 못했다. 교보악사운용은 2019년 평생든든 TDF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2045 펀드를 시작으로 2030, 2040, 2050 펀드 등 운용규모가 50억원을 밑돌면서 소규모 펀드로 지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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