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A' KT, 시험대 오른 이사회 역량 [ESG 등급 평가]외풍 불구 독립적 의사결정 필요, 차기 CEO 선임 납득 가야
이장준 기자공개 2022-12-19 13:14:3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08: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통합등급 평가과 개별 등급 평가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줄곧 지배구조 부문은 'A~A+' 수준을 유지해 왔다.그런데 최근 KT 지배구조가 분수령을 맞으면서 이사회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구 대표가 연임 적격 판정을 받고도 '외풍'을 의식해 경선을 자청하면서다. KT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납득할 만한 차기 CEO 후보자를 선출할지 이목이 쏠린다.
◇KT, 3년간 'A~A+' 등급 확보…외풍에 흔들리는 지배구조?
KCGS는 올해 KT의 ESG통합등급을 'A'로 평가했다. 이는 전체 평가 대상인 772개사 가운데 상위 15.6% 안에 드는 성적이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개별 등급 역시 모두 'A'를 받았다.
구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2020년부터 KT의 ESG통합등급 및 개별 등급은 'A~A+'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TV(IPTV) 통신장애를 겪으며 사회 부문 등급이 기존 A에서 'B+'로 떨어진 게 '옥에 티'였다. 이번에 다시금 사회 등급이 A로 오르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올해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개정된 모범 규준을 적용함에 따라 KT의 ESG통합등급과 환경·지배구조 부문은 전년과 비교해 한 단계씩 떨어졌다. 부정적인 ESG 이슈를 반영하는 심화평가 비중이 커진 탓이다.
특히 KT는 최근 들어 지배구조 측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3일 KT 대표이사후보 심사위원회가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구 대표가 이사회에 경선을 다시 요청하면서다.
본래는 곧바로 단독 후보가 돼 내년 주주총회로 향해야 하지만 최대 주주(10.35%)인 국민연금공단의 눈치를 보고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기로 했다.
KT 측은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했다"며 "이사회는 이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기 CEO 선임 절차 가동…이사회 독립성 주목
KT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및 심사 절차를 논의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연내 후보 심사 대상자를 가려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과정은 연내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CEO 승계 및 대표이사후보자 육성을 위해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조사하고 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서 후보군은 회사 또는 계열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회사의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자로 구성한다. 윤경림 사내이사를 비롯해 사외이사 4명이 소속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과학기술부 제18대 차관을 역임한 유희열 이사가 지배구조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 수석비서관 출신의 이강철 이사, KT T&C부문장 사장과 롯데렌탈 대표를 역임한 표현명 이사, 라이나생명 대표를 맡았던 벤자민 홍 이사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유희열, 이강철 이사는 전 정권 관련 인사로 분류된다. 유 이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했고 이 이사는 참여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외풍 부담이 커진 것도 이들 이사회 구성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구 대표도 이들이 선임된 이후 CEO에 오르긴 했으나 전 정권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줄곧 KT에 몸담은 내부 출신 인사다.
다만 근본적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의 커리어와 외풍 영향은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 CEO 자리를 놓고 압박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구 대표가 탄탄한 재무와 기업가치 제고에서 성과를 냈음에도 하마평이 무성한 이유다. 김기열 전 KTF 부사장(1956년생), 김연학 전 KTH 사장(1962년생),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 사장(1962년생),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1960년생),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1960년생) 등 '올드보이'들이 거론된다.
새로운 CEO가 선임되면 KT가 그동안 추진해온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 전환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ICT 업계 관계자는 "KT는 외풍 영향으로 새로운 CEO가 부임하면 전임자 색채를 지우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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