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지각변동]티빙·KT시즌 합병, 국내 토종 1위 굳히기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통신사 KT 통한 MAU 확보도 '주목'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13 13:06:29
[편집자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토종 OTT의 생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티빙이 KT시즌을 합병하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고 SK스퀘어와 지상파 연합인 웨이브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왓챠는 자금조달에 힘을 쓰고 있다. 국내 토종 OTT를 중심으로 각 사의 현 상황과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티빙(TVING)이 KT시즌을 합병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티빙은 2020년 10월 독립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외형을 키워왔다. 올해에는 KT그룹과의 연합전선을 구축, KT의 OTT 플랫폼인 시즌(seezn)을 흡수합병하면서 국내 1위 사업자 굳히기에 들어갔다.올해 티빙은 대중성과 흥행이 검증된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의 후속편을 다수 제작하면서 재미를 봤고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파라마운트+의 독점 콘텐츠를 제공했다. 여기에 KT시즌이 보유하고 있던 주요 콘텐츠가 더해지면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완성될 전망이다. 통신사인 KT의 모바일 요금제·부가서비스 등을 통한 유입도 기대해볼만하다.
◇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 시작, 700여편 순차 제공
지난 1일 티빙은 KT시즌의 흡수합병을 마쳤다. 올해말 기존 KT시즌의 서비스는 종료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보통주 기준 지분구조는 대폭 변화했다. 최대주주인 CJ ENM의 지분율은 56.5%에서 48.85%로 하락했고 KT스튜디오지니가 13.54%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JCGI의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의 지분율은 15.66%에서 13.54%로 하락했고 SLL중앙의 지분율 역시 14.75%에서 12.75%로 축소됐다. 네이버 지분율은 12.33%에서 10.66%로 변동했다. 다만 SLL중앙은 전환사채(CB)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현 수준보다 휠씬 높아진다.
이번 합병은 올해 3월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정해졌던 수순이기도 했다. 현재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의 지분 9.09%를 보유 중이다. CJ ENM은 티빙과 KT시즌의 플랫폼을 합치는 대신 KT스튜디오지니에서 만든 콘텐츠를 티빙에 공급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티빙은 CJ ENM 계열 콘텐츠를 비롯, KT스튜디오지니, SLL 등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주요주주인 네이버를 통해서는 방대한 웹툰·웹소설 IP를 확보할 여지를 확보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여기에 파라마운트까지 합세, 별도의 파라마운트+ 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KT스튜디오지니 합병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콘텐츠는 '신병', '가우스전자', '굿잡', '얼어죽을 연애 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등이다. 올해 KT그룹의 계열사인 스카이TV가 론칭한 ENA 채널에서 방영됐고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작품들이다. 향후 시즌의 주요 콘텐츠 약 700여편이 순차적으로 티빙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올 9월부터 웨이브 제친 티빙, 추가 MAU 얼마나 확보할까
티빙은 공격적인 콘텐츠 확보와 M&A를 통해 올 하반기 국내 토종 OTT 중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미 올 9월 웨이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제쳤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티빙 MAU는 430만명이었고 웨이브는 420만으로 집계됐다. 그간 웨이브가 1위였으나 올 9월 MAU가 티빙(419만명), 웨이브(414만명)의 자리가 바뀌었다.
이번 KT시즌의 합병은 티빙과 웨이브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티빙의 목표는 국내 OTT 중 1위 업체가 아닌 넷플릭스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의 MAU는 1092만명이다. 티빙 독립 직후인 2020말 MAU는 252만명이었으나 현재 71%가 커졌다. 같은기간 넷플릭스의 성장률은 19%였다. 웨이브 성장률은 2%에 불과했다.
넷플릭스를 제칠 무기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꼽을 수 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서울체크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몸값', '욘더', '푸드크로니클', '보물찾기', '아일랜드' 등을 선보였다. 이 중 여고추리반, 유미의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등은 시즌2까지 만들어진 인기 IP다.
2020년 10월 분사 후 티빙에서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50여편이 넘는다. 매년 25편 가량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해왔고 내년 라인업에도 관심이 모인다. 출범 당시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겠다고 밝힌만큼 착실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349억원 정도였다.
티빙 관계자는 "내년도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흐름으로 보면 2021년 당시 양지을 티빙 대표가 밝혔던 '2023년 국내 유료가입자 800만명, 오리지널콘텐츠 100여편 제작' 등의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직전 시즌의 단순 MAU인 120만명을 합하더라도 550만명을 넘기는 정도다. KT의 모바일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통한 유입여부를 보고 외형성장 전략도 새롭게 만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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