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포스코케미칼, 밀려드는 주문에 재고 쌓기 '분주'재고자산 7000억원↑ 역대 최대 규모...주문 공세에 적극 대응
이호준 기자공개 2022-12-19 07:40:45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4: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올 한 해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15조7000억원이 넘는 수주 계약을 따냈다. 지난 7월 제네럴모터스(GM)와 13조7600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8월 국내 업체와 1조500억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 공급계약, 그리고 지난 5일 얼티엄셀즈와 9300억원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포스코케미칼은 밀려드는 주문에 대처하기 위해 '재고 비축'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포스코케미칼의 재고자산은 7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세 자릿수 증가율이다. 급증하는 2차전지 소재 수요에 맞춰 원재료 등의 재고 규모를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소재, 전체 재고자산의 81.7%
포스코케미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재고자산은 7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59억원)과 견줘 122.8%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70%에서 15.05%로 상승했다.
재고자산의 대부분은 에너지소재 사업부문이 차지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크게 △내화물 △라임화성 △에너지소재 등 3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소재 사업부문의 재고자산이 전체의 81.7%(5939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 재고자산은 '수익성' 측면에서 좋지 않은 신호로 분류된다. 팔리지 않고 쌓인 제품은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황이 좋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기업들이 제품이 팔릴 것을 예상해 미리 생산을 늘리면 재고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포스코케미칼은 후자에 해당한다. 일단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급사슬'의 핵심을 차지하는 소재 업체들의 전망이 밝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2차전지의 4대 소재 중 핵심인 양극재와 음극재 시장 모두에 진출해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실적 역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회사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33% 증가했다. 이중 매출액의 59.4%, 영업이익의 80.9%가 에너지소재 사업부문에서 나왔다.
◇원재료 규모, 전년 대비 250% 급증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2차전지 소재 공급 계약을 대거 수주하며 '잭팟'을 터트렸다. 올해 7월 제네럴모터스(GM)와 13조7600억원에 이르는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8월에는 국내 업체로부터 1조500억원 규모 ESS용 양극재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 5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설립한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와 9393억원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인조흑연을 앞세워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조 단위 수주를 확정지었다.
밀려드는 주문 공세에 대비해 포스코케미칼이 재고 확보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에너지소재 사업부문의 재고 현황은 △상품(0.12%) △제품(48.1%) △재공품(19.6%) △원재료(21%) △부재료(1.78%) △미착품(9.2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재공품과 원재료의 규모가 커졌다. 재공품은 납품을 위해 현재 제조 중인 제품을 말한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제작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추후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재공품 규모는 1165억원으로 전년(445억원)보다 160% 늘었다.
음극재의 주원료인 흑연과 양극재의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 규모는 1252억원 수준이다. 전년(357억원) 보다 250% 가까이 늘었다. 이 역시 수주가 늘어나면서 미리 재고 확보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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