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스토리]'어피너티 체제' 서브원, 밸류업 극대화 '착착'단순 구매대행 넘어 사업모델 진화, 올 매출 5.5조·EBITDA 1900억 육박
김경태 기자공개 2022-12-22 08:22:25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의 임무는 잔금 납입으로 끝이 아니다. 투자금 회수를 통해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LP들에게 수익을 안겨야 한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극적인 밸류업 작업으로 기업 본질가치를 끌어올려야 비로소 성공적인 M&A로 기록될 수 있다. PEF 운용사들이 기업에 투자한 뒤 어떤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재무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보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09: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인수한 서브원이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5조5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인수 시기보다 약 45% 성장한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서브원의 큰폭 변화는 어피너티가 추진한 인수 후 통합(PMI)의 결과물이다. 어피너티는 서브원을 '톱5 조달 전문가(Top 5 Procurement Expert)'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로 PMI를 추진했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었다.
구매대행이 아닌 구매 주도권 확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특정 산업과 제품 카테고리에서 전문성 강화에도 나섰다. 이런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경영진 구성과 조직문화 변화에도 집중했다. 서브원은 LG그룹이 아닌 외부 고객 확보와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추가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대행 아닌 '주도권' 확보, 카테고리 전문성 강화 추진
어피너티는 2019년 5월 LG그룹에서 서브원 지분 60.1%를 6021억원에 인수했다. 서브원은 LG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을 했다. 당시 서브원의 사업은 LG그룹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통상적인 구매대행 수준에 그쳤다.
어피니티는 서브원이 구매대행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구매 주도권을 가지는 사업구조 전환을 PMI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Value)를 전달해줄 수 있는 '유통' 중심으로의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했다. 2019년 말부터 서브원 스토어 플랫폼(SSP·Serveone Store Platform )을 기획했다. 올 10월에는 SSP몰을 런칭했다.
SSP몰은 기존 수십만 개의 상품 종류 중 피통합 상품들을 통합 상품으로 대체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통합과 표준화를 기반으로 물량을 확보한다. 늘어난 물량을 통해 서브원이 구매주도권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모델이다.
사업 모델 전환과 더불어 어피너티가 PMI에 중점을 둔 부분은 제품 카테고리와 산업 버티컬에서의 전문성 강화다. 특정 제품 카테고리, 산업 버티컬 위주로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핵심 역량 확보에 나섰다. 고객사에게 각 카테고리 별 대표 상품, 대체상품 제안을 통한 물량 확대와 가격경쟁력을 확보를 추진했다.
포장 솔루션 역량 강화가 그 예다. 서브원은 포장재 연구소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 또 R&D몰, 도면·가공 솔루션, 판촉, 화학, 건설 등 추가 카테고리 킬러를 확장했다.
◇전기차 전문성 구축 '심혈'
전기차(EV) 산업의 전문성 구축도 어피너티가 서브원의 사업모델 진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어피니티가 인수하던 때 서브원 LG에너지솔루션(LGES)과 오랜 전기차 배터리 MRO 거래를 통해 이미 전기차 사업에 대한 트랙레코드와 역량이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시스템적으로 갖추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서브원은 EVSP(Electric Vehicle Solutions Provider) 조직을 신설했다. EVSP 산하에는 COE(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만들어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내재화했다.
서브원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조성 전부터 생산, 그 후 추가적인 설비 투자 단계까지 모든 사이클에 대응한다. 각 사이클에서 고객사의 파트너로서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브원은 최근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사(JV)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와의 계약을 따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非 LG 고객사 확보, 실적 성장 견인…'Top5 Procurement Expert' 도약 목표
서브원이 LG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고객 다변화와 해외사업 확대도 어피너티가 집중 관리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서브원은 적극적인 외부 인사채용과 조직개편을 통해 신규 수주조직과 LG 외 고객을 발굴할 전략영업조직을 강화했다.
또 외부 기업의 주요 경영진,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 톱레벨(Top-Level) 전략 영업에 힘을 쏟았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한화, 코오롱 등 상위권 대기업집단에서 신규 수주했다.
해외사업 확장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브원이 신규로 진출하는 시장에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뿐 아니라 현지 국영기업(SOE), 다국적기업, 로컬 기업까지 고객층을 확대했다. 서브원은 2020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의 코린도그룹과 협업해 LG 외 고객사에 대한 영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대기업 순펑과 합작사(JV)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LG그룹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어피너티가 인수하던 시기 서브원의 매출에서 LG그룹과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LG그룹 외 고객을 통한 매출이 1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65%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어피너티의 PMI가 접목되면서 서브원의 성장세는 가공할만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연결 매출은 4조9813억원으로 전년보다 2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15억원, 당기순이익은 1011억원으로 각각 20%, 35% 늘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1626억원으로 21% 신장했다.
올해 매출 예상치는 5조5000억원이다. 이는 2021년보다 10.4%, 인수 직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28% 증가한 수치다. EBITDA는 약 1900억원으로 2021년보다 16%, 2018년보다 44%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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