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농식품 모태펀드 이관' 농업 발전 역행 반발 "농산업 중장기 발전 전문 역량 갖춘 기관이 전담해야"
김진현 기자공개 2022-12-20 10:50:5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운용하는 농수산식품 모태펀드의 한국벤처투자 이관을 둘러싸고 농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정부의 중강기 농업 발전 로드맵과 기획재정부의 펀드 이관 요청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기획재정부는 올해 7월 농식품 모태펀드 이관 작업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 후 농식품 모태펀드 이관 등 내용이 담긴 혁신계획안을 만들었다.
혁신계획안에는 농식품 모태펀드 업무의 한국벤처투자 이관, 부서통합을 통한 인력 축소,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인원 감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2010년 처음 '농림수산식품조합결성 및 운용에 관한 법'이 만들어지며 시작됐다. 이전까지 융자나 보조금 지원을 통해 농수산 업계를 지원해오던 것을 투자 형태로 바꿔 긴 호흡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후 정부예산과 민간자금이 융합된 형태의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활동을 펼쳐왔다. 농식품 모태펀드의 주요 출자기관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다.
현재 농식품 모태펀드 자금을 받아 운용되는 자펀드 규모는 1조 8100억원 수준이다. 정부 예산이 약 5800억원이 투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310% 정도의 레버리지 효과를 창출해낸 셈이다.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사업체는 597개로 알려졌다. 누적 911건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투자 금액은 약 1조 1600억원 수준이다.
농업계에서는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그동안 영세한 경영체인 농수산 식품 기업 경쟁력 강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농업 관련 산업은 기후 등의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업의 위험이 커서 융자나 보조금만으로는 지원의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농식품 분야에 대한 투자 활동을 10년 넘게 펼쳐온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계속해서 펀드를 운용, 관리해야만 전문성과 그간의 맞춤형 코칭, 컨설팅, 판로 개척 등 연계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꾸준히 대형 식품 기업 등을 초청해 투자사에 대한 기업소개(IR) 활동뿐 아니라 연계 사업을 통한 판로 개척 등을 도우며 투자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왔다.
농업계는 농식품 모태펀드 관리기관 변경은 현 정부의 농업 미래 성장 산업화 국정과제 공략과도 어긋난다고 반발한다. 디지털, 스마트 농업 전환, 농식품 분야 혁신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일관성 있게 펀드를 조성하고 관리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 벤처펀드 이관이 이뤄진다면 농식품부의 농업 발전 로드맵과의 연계성도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수출액 2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푸드테크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푸드테크 유니콘 30개 육성 등 투자 연계를 통한 지원을 계획 중이다.
반면 한국벤처투자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선순위는 과학·기술, 딥테크, ESG 사업체 육성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농식품 분야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농식품부도 기재부에 사실상의 이관 반대 의사를 전하며 '조건부 4년 이관 유예안'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출범을 준비 중인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와의 지원 연계도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농투협은 국내 농식품 벤처 생태계 육성을 위한 투자회사들의 참여로 설립을 설립됐다. 현재 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70여곳의 회원사를 확보해 본격 출범을 준비 중이다. 협회는 글로벌 농산업 트랜드 분석과 투자 시장 연구, 농식품 유망기업 인증, 전문 투자 인력 육성, 투자기업 컨설팅, 투자 통계 관리, 민간 투자 풀 확대 등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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