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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원년 멤버' 이창근 다올투자증권 사장, PF발 리스크 시험대 올랐다이병철 회장 신임 두터워...2021년 급속 성장 뒤 비상경영 돌입

오찬미 기자공개 2022-12-29 09:18:13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기간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실적에 힘입어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선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업황 부진과 함께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14개 증권사, 15명의 CEO들의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어려운 가운데 호실적을 거둔 곳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더벨은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의 경영 행보를 돌이켜 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의 성장기를 함께한 이창근 사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이겨내고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병철 회장의 신임 아래 지난 2년간 실적 견인에 상당한 공을 쌓았던 인물이다. 부동산PF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내년 3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고속 성장기 이끈 리더십

이 사장은 다올투자증권의 '원년 멤버'다. 2009년 키움증권에서 KTB투자증권으로 건너온 이후 쭉 다올투자증권에 몸담아왔다. 지난 10여년간 기관영업 본부장, IB부문 대표직을 거쳐 사장 자리까지 오르면서 이병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지난해 최석종 부회장이 사장직을 내려놓자 그를 대신해 이 회장과 함께 다올투자증권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년간 그는 전무후무한 경영 성과를 냈다. 다올투자증권 IB업무의 90% 이상은 부동산 PF 사업인데, 이 사장의 임기 동안 다올투자증권의 실적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다올투자증권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사장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다올투자증권은 2020년말 이후 영업순이익을 2000억원대 이상으로 유지했고, 순이익도 2020년 760억원에서 2021년 1761억원으로 큰폭으로 성장했다.

총자산이 5조원을 상회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의 내부 조직 확대가 추진되기도 했다. 본부가 부문으로 승격되고, 조직도 두배 확장됐다. IB부문은 15조직에서 25개 조직으로 늘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ABCP 차환이 어려워진데다 부동산 경기마저 꺾이면서 '비상 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다올투자증권은 수익성 증대를 위해 대구를 비롯한 지방 주택 사업장부터 오피스텔, 물류 센터 등으로 다소 공격적 영업을 펼쳐왔다. 업황이 좋을 때에는 높은 수익으로 연결됐지만 기세가 꺾이자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ABCP 일부에서 위기가 감지됐다. 올해 ABCP 차환을 겨우 넘긴 사업장도 내년에 차환이 될지 알 수 없어 위기 상황이 모두 진화되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PF발 리스크 관리능력 보여줘야...유동성 회복 관건

이 사장의 경영 성과 평가에는 PF 리스크 관리 능력도 상당 부분 반영될 수 밖에 없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말까지 매입확약을 비롯한 신용공여형 우발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올 11월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는 5914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87%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대부분이 국내 부동산 딜에서의 매입확약과 인수약정으로 이뤄져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우발부채의 대부분은 중·후순위로 구성돼 있다. 브릿지론의 비중은 25%를 상회한다. 고LTV 사업장 비중도 35% 가량 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이 많다. 자산건전성 분류대상인 자산은 1조원이 넘는다. 반면 유동성 비율은 2021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말까지 123.4% 수준을 보였지만 2021년에는 108.8%에 그쳤다.

올해 다올투자증권은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되자 PF 매입확약을 실행하고 있다.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한국산업은행의 증권사 CP매입 프로그램과 금융투자협회의 유동화 증권 매입 프로그램 등 지원정책을 최대한 활용하는 상황이다. 계열사 매각과 영업자산 매각도 추진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다. 다만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 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에서 그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나 회사의 경영 상황상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연말 강행돼 그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IB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이 진행됐고 PF 사업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계약직 직원이 우선 해고됐다. 1년씩 임기를 연장해 온 고위직 임원들도 이달 말 대거 퇴직을 앞두고 있다. 이창근 사장은 평소 직원과 격없이 지내며 애로사항을 들어왔던 리더였던 만큼 누구보다 책임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내부 관계자는 "시장 영향으로 다올투자증권이 힘들어졌지만 실적만 놓고 본다면 이 사장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낮을 이유는 없다"며 "직원들을 진심으로 챙기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는 보기드문 좋은 사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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