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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DL케미칼]이사회 구성 확대, 다양성 확보 '숙제'③실효성 있는 운영, 사외이사 추가 선임 필요할 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2-12-29 15: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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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케미칼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다.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에 이사회 의장을 맡기며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공식을 깨트렸다. 또 이사회에 총 4개 위원회를 설치하며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기틀을 갖춘 DL케미칼 이사회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려면 이사회의 구성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명에 불과한 사외이사를 추가적으로 선임해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이 과제로 지목된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 의무는 아니지만…

DL케미칼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DL케미칼은 이사회 구성에 있어 각종 의무가 적용되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 자산기준으로는 상법 적용 기준을 상회하지만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규제에 빗겨나간다.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음에도 2인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DL케미칼의 이사회 구성이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현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DL케미칼이 사외이사 추가 선임으로 이사회 진용 강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비상장사이기는 하지만 자산이 4조2089억원으로 기준을 웃돌고 DL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것이 독립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 한국ESG기준원은 이사회 내 적정한 사외이사의 숫자에 대해 "이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의 인원수 확보가 중요하다"며 "사외이사의 규모는 이사회가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실질적인 독립성을 유지하고 경영의사결정 과정을 감독견〮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모범규준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의 경우 최소 3인 이상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둘 것을 권고했다.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은 있어야 이사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비슷한 이유에서 상법 역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에서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사회 다양성 확보 필요한 이유

DL케미칼이 추가적인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다면 초점은 '다양성'에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는 이사회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것이 지배구조를 연구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한국ESG기준원 역시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고 효과적인 토론을 거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SK그룹과 같이 이사회 경영에 선제적으로 나선 곳들은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전문성 등을 한눈에 평가할 수 있도록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 Matrix)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면 DL케미칼이 꾸려놓은 이사회 내 위원회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DL케미칼은 이사회에 재무위원회,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ESG위원회 등을 설치해놓은 상태다. 위원회 구성 현황만 살펴보면 모범규준에 준하는 수준이다. 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모든 위원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가 차지하도록 했고, 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막상 위원회를 구성할 사외이사진이 2인뿐이라 효율적으로 위원회가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2인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설치된 4개 위원회에 모두 속해있는 상황이다. 또 각각 2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 설치가 권고되는 이유가 이사회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 한국ESG기준원 측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활동에 충분한 노력과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3개를 초과하는 위원회에 소속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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