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도 STX중공업 살 이유 있다, 대우조선 부활 힘 싣기 LPG 및 연료전지선박 분야 시너지 기대… 한국조선해양이 최대 경쟁자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29 07:41:0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전 현대중공업그룹)에 이어 한화그룹도 선박엔진회사 STX중공업의 인수를 추진한다. 고부가선박 및 미래 선박 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부활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인수적격후보 명단이 한국조선해양, ㈜한화, 사모펀드(PEF) 소시어스 3곳으로 추려졌다. 3곳 모두 예비입찰 뒤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마무리한 뒤 ㈜한화의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까지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가 STX중공업을 인수한다면 한화그룹은 조선사업과 선박엔진사업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다. 양사가 이전부터 거래관계를 맺어온 만큼 계열화에 따른 효과는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부터 해마다 STX중공업의 최대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1~3분기 매출 점유율은 27.21%로 집계됐다.
조선업계에서는 LPG운반선 분야에서 양사의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형 선박의 건조를 주력으로 하는 반면 STX중공업은 중소형 선박용 엔진의 제작에 특화돼 있다. 다만 LPG운반선은 초대형급으로 분류되는 8만CBM(입방세제곱미터) 이상 선박이 다른 선종의 중형선박 수준의 크기다. 양사의 수급 요인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전부터 꾸준하게 LP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뒀다. 2022년 11월 말 기준으로는 10척의 초대형 LPG운반선(VLGC)를 수주잔고에 보유하고 있다. ㈜한화가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LPG운반선용 엔진의 안정적 조달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더할 수 있다. STX중공업 역시 캡티브 물량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진다.
석유연료 대비 가스연료의 친환경성이 부각되면서 LPG운반선의 LPG 추진엔진 탑재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가스추진엔진은 디젤엔진보다 복잡한 설계를 요구하는 만큼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가스추진선은 동급의 석유연료추진선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이는 고부가선박 분야에서 대우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뜻이다.
미래선박 분야에서는 이미 양사가 손을 잡고 있다. 해상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력해지며 조선업계에서는 암모니아나 수소 등 미래연료 운반선 및 추진선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선박엔진 제조사들은 미래선박용 추진체의 개발을 위해 조선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STX중공업의 경우는 자회사 STX에너지솔루션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과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한화에게 STX중공업은 여러모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뒤 조선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퍼즐조각인 셈이다.
STX중공업 인수전의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전량(47.81%)이다. 최근 STX중공업 시가총액이 2000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는 점과 통상 20~30%에 이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 대금은 1000억원 초반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로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인수전의 최대 난적이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중소형 엔진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으며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 역시 한국조선해양이 9020억원으로 ㈜한화의 2263억원보다 여유가 있다.
다만 이 기간 ㈜한화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58.7%에 불과한 만큼 외부 조달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이번 인수전에서 자금력의 격차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과 ㈜한화 두 전략적 투자자 모두 STX중공업을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고 각자 시너지를 낼 방향도 명확하다”며 “실사 뒤 본입찰 과정에서 두 투자자가 보일 절실함에 따라 이번 인수전의 결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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