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카카오]지속적 '펀드 출자' 기조 확립10년간 누적 납입액 1600억 육박, 장기투자 이점 주목

박동우 기자공개 2023-01-09 07:41:57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6: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직접 기업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넘어 지속적으로 펀드에 출자하는 기조를 확립했다. 10년 동안 누적으로 납입한 자금이 16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계열 투자사인 카카오벤처스의 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1000억원에 이른다.

펀드 출자에 관심을 두는 건 장기 투자의 이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수년 뒤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급격하게 불어나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목이 부각됐다.

카카오가 2022년 9월 말까지 벤처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누적 1590억원이다. 연간 출자액이 200억원을 넘겼던 해는 2016년, 2021년, 2022년이다. 2022년에는 247억원을 출자했는데, 자산 시장의 위축을 감안해 신규 펀드 참여 대신 기존에 약정했던 투자조합으로 실탄을 납입하는 데 주력했다.


출자한 펀드들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염두에 뒀다. 2022년에 카카오가 자금을 납입한 펀드의 위탁운용사(GP)는 △카카오벤처스 △UTC인베스트먼트 △옐로우독 △스트롱벤처스 등 벤처캐피탈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헬스케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폭넓은 분야에 포진한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이 집행됐다.

특히 UTC인베스트먼트가 208억원을 모아 결성한 ESG 펀드에는 카카오 외에 SK텔레콤도 출자자로 참여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2019년 하반기에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단순히 펀드 운용 수익 확보만 노리지 않고 ESG가 부각된 재계 트렌드에 부응하는 모양새다.

출자 행보는 계열 투자사의 조합 결성 움직임과도 맞물렸다. 카카오벤처스가 조성한 벤처펀드에 투입한 자금이 968억원으로, 조합 누적 출자액 1590억원의 61%를 차지한다. 2022년만 하더라도 카카오 코파일럿 제1호 펀드에 120억원을, 그로스해킹 펀드에 24억원을 납입했다.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은 '케이큐브벤처스'로,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2012년에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계열사로 편입된 시점은 2015년이다. 당시 카카오는 김범수 전 의장이 갖고 있던 지분 전체를 55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투자 재원을 조달할 목적으로 카카오벤처스가 실시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150억원을 지원했다.

카카오가 벤처펀드 출자에 계속 관심을 두는 건 '장기 투자'의 이점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벤처펀드의 운용 기간은 8~10년이다. 4~5년가량 약정액을 납입하고, 이후 운용사가 투자 수익을 실현하면 순차적으로 출자자들에게 나눠준다.

생존 가능성이 불확실한 초기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손실 우려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다만 피투자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급격히 오르거나 상장하게 되면, 막대한 수익을 거둘 확률도 높아진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의 속성을 갖춘 셈이다.

2021년에 청산한 케이큐브 1호 벤처투자조합이 눈길을 끄는 사례다. 2012년에 116억원 규모로 카카오벤처스가 결성한 펀드다. 카카오는 여기에 50억원을 출자했다. 조합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필두로 게임 개발사 넵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운영사 왓챠의 전신인 프로그램스 등에 자금을 집행했다.

케이큐브 1호 벤처투자조합 청산을 계기로 카카오는 출자 원금 50억원의 100배를 웃도는 수익 5000억원가량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포트폴리오에 속한 두나무 주식 119만484주도 따로 현물배당으로 받았다.

조합 운용사인 카카오벤처스 역시 성과보수로 3399억원을 수령했다. 덕분에 카카오벤처스의 연간 영업수익(매출)은 2020년 70억원에서 2021년 4925억원으로 약 70배 급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