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3 승부수]'구현모 체제 2기' KT, 사회적 책임에 방점 둔 이유안전과 안정 운용, 성장 강조…사업 외 디지털 시대 부작용 해소 의무

이장준 기자공개 2023-01-03 13:14:1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올해 꺼내든 키워드는 작년과 유사하다. 우선 과거 통신 장애 사태를 반성하고 타사의 데이터센터 화재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과 안정 운용'을 내세웠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 전환하는 '성장'도 이어간다. 그룹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을 재개하고 지주형 회사 전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기존 '고객'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목표가 '사회적 책임'으로 확대된 게 눈에 띈다. 사업적 관점을 넘어 도덕적 책무를 다해 디지털 시대 부작용을 해소하는 역할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구현모 대표(사진)가 연임을 앞둔 만큼 2기 체제에서는 사회 공헌 등 ESG 경영에 보다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장애 반성, 데이터센터 화재 반면교사…'안전 제일주의'

KT는 2일 송파 사옥에서 '임직원의 단단한 응집력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코 KT'를 주제로 신년식을 개최했다. 구현모 대표(사진)를 비롯해 최장복 노조위원장,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과 신입사원 등 23명의 임직원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신년식에서 구 대표는 크게 △통신인프라의 안정과 안전 △고객 △성장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앞세워 임직원에게 당부를 전했다. 올해에도 '안전과 안정 운용'을 가장 강조했다.

최근 KT는 연달아 통신망 장애를 유발했다. 2021년 10월에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인해 전국 단위 유무선 인터넷망 두절 사태를 겪었다. 당시 서비스에 따라 8~10배 수준으로 보상을 실시하고 네트워크 부문 등 기술 관련 임원들을 교체하고 전문가들을 보강하는 조치도 취했다.

작년 1월에도 인터넷TV(IPTV) 채널 분배 작업을 하는 장비에 전원 공급 장치가 고장 나며 1시간가량 일부 지역에 네트워크 장애가 나타났다. 이들 부문 실수로 인해 한국ESG기준원(당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KT의 ESG 등급 가운데 사회(S) 부문 등급을 'A'에서 'B+'로 하향하기도 했다.

지난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나면서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가 먹통이 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공동체 전반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김범수 의장이 국정감사에도 불려 가고 남궁훈 대표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여파가 컸다.

KT그룹 역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미디어운용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고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사도 산하에 두고 있다. 이들 모두 국민들의 삶에 밀접한 시설과 산업인 만큼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안전 제일주의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코 전환 박차…'지주형 회사' 카드 꺼낼까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하는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한다. 구 대표는 앞서 2020년 10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코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그동안 본업인 통신업 비중이 컸기에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들이 주목받지 못한 걸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다. 구 대표는 이번에 '이익을 보장하는 성장, 미래에 인정받는 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추후 KT가 디지코 전환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는 카드를 꺼낼지도 주목된다. 작년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는 KT를 지주형 구조로 개편하는 가능성에 대해 거론했다.

직접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2년 후에 금융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를 포기할 수 없는 KT로서는 지배구조만 지주사와 유사한 형태로 가져가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전환 방안이 나온 건 아니다. 다만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가 본체를 임대사업자로 바꿔 지주형 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KT가 지주형 회사로 바뀌면 산하 그룹사 재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이미 구 대표 취임 이후 미디어 부문을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해 성과를 낸 바 있다. 금융 부문 역시 BC카드를 중심으로 산하에 케이뱅크 등 계열사를 배치했다.

추후 그룹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이 이뤄질 경우 AI 및 DX 관련 계열사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KT DS가 대표적이다. KT DS는 올 들어 클라우드 사업을 KT클라우드에 양도했다. KT알파 역시 AI/DX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알파DX솔루션을 만들고 이를 KT DS에 매각했다. KT DS는 알파DX솔루션을 곧바로 흡수합병하며 KT그룹 내 ICT 소프트웨어 역량을 한곳에 집중했다.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 등 힘 실린 ESG 경영

끝으로 구 대표는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KT그룹이 되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를 리딩한다는 것은 사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까지 포함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브랜드, 마케팅, 세일즈, A/S 등 전 과정에서 고객 관점에서 사업 구조를 바라보자고 제안했다. 올 들어서는 단순 사업적 관점을 넘어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표적인 게 '디지털 시민 원팀'이다. 여기서 디지털 시민이란 올바른 마음과 행동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사회구성원을 말한다. 지난달 KT 주도로 22개 기업과 전문기관이 모여 디지털 안전·디지털 공존·디지털 책임을 기치로 꾸려졌다.

디지털 가해 수법이 지능화되는 데 대응해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부작용을 해소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징후를 조기 탐지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KT가 사회적 책임 등 ESG경영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건 구현모 대표가 연임을 목전에 상황과도 맞닿아 보인다. KT가 '국민기업'으로서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걸 넘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