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계열' 에스엘백시젠, 기평 탈락...조달전략 새로 짜나 항암 DNA 백신 R&D…박준영 대표 "전립선암 1상 데이터로 연말 재도전할 것"
임정요 기자공개 2023-01-12 13:06:3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 계열사인 에스엘백시젠이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으며 사업개발과 자금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임상 데이터를 쌓아 올 연말 기평에 재도전하고 내년 중 상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박준영 에스엘백시젠 대표는 "간염 치료제 임상 1상 데이터로 기술성평가를 신청했지만 미진했다"며 "전립선암 1상 데이터를 추가해 올 하반기쯤 다시 기술성평가를 받고 내년에 상장을 시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작년말 기술성평가 탈락…외부조달 검토
에스엘백시젠은 최근 한국발명진흥회와 SCI평가정보로부터 기술성평가 결과를 수령했다. 기술성상장을 이루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평가기관에서 각각 A, BBB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이에 미달했다.
예정보다 상장이 지연되며 회사 자금 계획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2021년 감사보고서상 에스엘백시젠에는 20억원 가량의 자금이 있었다.
박 대표는 "현재 회사 자금은 임상연구개발을 이어가기에 무리없는 상태"라며 "관계사인 제넥신이 자궁경부암 백신의 조건부허가를 받을 경우 기술료를 지급받게 되고 그외 외부 조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스엘백시젠 직원수는 14명 가량으로 인건비는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에스엘백시젠은 유한양행이 2021년 30억원을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그 외 FI로는 아주IB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 케이클라비스,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캐피탈 등이 있다.
◇2017년 3월 에스엘바이젠 물적분할로 설립…제넥신이 2대주주
에스엘백시젠은 에스엘바이젠의 DNA 백신 개발 사업을 물적분할해 2017년 3월 설립됐다. 2021년말 기준 최대주주는 에스엘바이젠(30%)이고 에스엘바이젠 최대주주는 성영철 제넥신 회장(82%)이다. 성 회장은 따로 에스엘백시젠 지분 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에스엘백시젠 2대주주는 제넥신(13%)이다. 에스엘백시젠의 'SL-V30'과 제넥신의 'GX-I7'을 만성 B형간염 환자 대상으로 병용투약하는 임상 1상을 2021년 3월부터 시작해 진행 중이다. 간염 환자의 일부가 간암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그 외 작년 11월 전립선암 DNA 백신 'SL-T10'의 임상 1상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이 데이터를 확보하는대로 연말 기술성평가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에스엘백시젠 대표는 2020년부터 박준영 대표가 맡고 있다. 박 대표는 포스텍 이학박사를 졸업하고 하버드의대 연구원을 거쳐 이수앱지스 사업본부장을 지낸 이력이다. 이수앱지스의 상장 전후로 15년간 재직했다.
작년 6월엔 판교에서 송도로 회사 위치를 옮겼다. 모회사인 에스엘바이젠과 함께 송도 연세대 산학협력관에서 연구개발에 거듭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상 단계 '2세대 항암 DNA 백신'…자체개발 전기청공 인젝터도
에스엘백시젠은 항암 DNA 백신에 플라스미드 보조약을 개량해서 적용한 2세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암 신생항원을 개발하는 국내기업 펜타메딕스와도 협업을 진행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가족력이 있는 암 환자를 사전 유전자검사를 통해 조기선별해 개인맞춤형 항암백신으로 예방 및 치료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 현재 널리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는 암환자의 약 30%에 밖에 들지 않는 단점이 있다. 면역항암제가 들지 않는 환자에겐 애초 활성화시킬 면역세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항간에선 항암 백신이 면역세포를 새롭게 일으켜 면역항암제가 커버하지 못하는 공백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암 백신의 종류로는 펩타이드, mRNA, DNA가 있다. 이 중 항암 DNA 백신으로 인체임상에 진입한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이노비오, 노르웨이의 나이코드, 그리고 국내 에스엘백시젠,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이 있다.
에스엘백시젠은 직접 개발한 전기청공기 '오비젝터'를 2021년 8월 국내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받기도 했다. 일반 펩타이드나 사백신은 근육주사로, mRNA는 세포안에 들어가기 위해 LNP(지질나노입자)로 포장하지만 DNA의 경우 세포내 주입을 위해 전기작업을 하는데 그에 필요한 자체 의료기기다. 제넥신이 코로나백신을 연구할 때 에스엘백시젠의 오비젝터를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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