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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승부수]현대캐피탈, 현대차 ‘원팀’ 체제 강화…조달 경쟁력 높인다“그룹 캡티브사 지위 더욱 공고히”…글로벌 사업 확대 지속

이기욱 기자공개 2023-01-11 08:13:3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과 원팀 체제를 강화한다. 현대차그룹 캡티브사(Captive, 전속금융사)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안정화시키고 높아진 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복합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규 법인 설립 등을 추진하며 그룹의 완성차 판매 확장 정책에 적극 호응할 예정이다.

◇목진원 대표, 자동차 임대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 주문

현대캐피탈에게 지난해 1년은 큰 변화의 시간이었다. 2021년 9월 시작된 현대카드·커머셜과의 경영체제 분리가 본격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했으며 9월에는 본사도 서울역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이전하며 물리적 분리도 완료됐다. 현대캐피탈은 사옥을 이전하면서 현대차그룹 캡티브사로서 그룹의 비전을 내재화하고 그룹사와 한 팀처럼 더욱 강력한 협업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사진)는 올해에도 주요 경영 목표 중 하나로 현대차 그룹과의 협업 강화를 꼽았다. 목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외부에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공지를 통해 경영 목표와 당부 사항 등을 임직원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목 대표는 “올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금융사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 역할에 걸맞는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룹과 더욱 강력한 원팀 체제를 기반으로 그룹의 국내외 자동차 판매를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최근 주요한 모빌리티(이동수단) 트렌드로 성장 중인 임대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리스금융은 지난해 현대캐피탈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리스금융 자산 잔액은 7조5000억원으로 전년말(6조7000억원) 대비 1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차금융 자산은 14조8000억원에서 15조1000억원으로 2%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중고차금융 자산은 2조8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그룹 주요 시장 및 거점에 해외신규 법인 준비…중고차·전기차 등 신사업 추진

그룹사 협업의 핵심 역할로 평가받는 글로벌 사업에 대해서는 확대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은 현대차 글로벌사업기획1팀장과 글로벌판매지원1실장 등을 지냈던 정주용 상무를 해외사업담당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현대차그룹과의 해외사업 연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의 악재에도 대부분의 해외 법인이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미국법인 ‘Hyundai Caipital America’의 영업자산은 2021년말 467억달러(약 58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475억달러(약 59조원)로 1.7% 늘어났으며 영국법인 ‘Hyundai Capital UK’의 자산도 27억파운드(약 4조원)에서 32억파운드(약 5조원)으로 18.5% 증가했다. 캐나다법인과 독일법인의 영업 자산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2.4%, 14.6%씩 늘어났다.

목 대표는 “그룹의 모빌리티 혁신 금융 파트너로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어떻게 펼쳐나갈 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은 그룹의 완성차 판매시장 확장에 발맞춰 지역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의 주요 시장과 거점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중장기 글로벌 전략에 따라 신규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단계적으로 각 법인들의 독자경영 역량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목 대표는 미래 신사업과 관련해서 중고차금융과 전기차 사업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그룹이 새롭게 진출하는 중고차 시장에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관련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배터리 리스와 충전기 금융 등 전기차 관련 사업에도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룹 시너지로 재무안정성 강화 기대…나신평,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

그룹 연계 강화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현대캐피탈의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 간의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 구조가 안정화될수록 현대캐피탈의 조달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캐피탈에 대한 신용등급 아웃룩을 AA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조정한 나이스신용평가는 핵심 사유로 △현대차·기아의 캡티브 금융사로서 전략적 중요성 △극히 우수한 사업기반 △기아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 등을 제시했다.

나신평은 “현대자동차그룹 캡티브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업권 최상위의 시장 지위를 보일 전망”이라며 “회사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등 회사 자체 요인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내 회사의 위상 및 캡티브 금융사로서 일체성 수준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재무 안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목 대표 역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국내에서는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안정적인 유동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의 평균 만기 대비 차입부채의 평균 만기 비율을 의미하는 ALM(종합자산부채관리)비율은 124%로 지난해말(120%) 대비 4%포인트 개선됐다. 6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유동성 보유 비율을 뜻하는 ‘6M 커버리지 비율’도 109%에서 118%로 9%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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