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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거래 막힌 디엑스앤브이엑스, 신라젠·티슈진과 다른 점은 CB 발행으로 부채 증가, 자본확충한 타사와 대비…최대주주 지분, 보호예수 주목

임정요 기자공개 2023-01-16 13:16:1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6: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년째 거래정지 상태인 디엑스앤브이엑스(옛 캔서롭)가 거래소의 심의속개 결정을 받았다. 1월초 거래재개를 기대해왔지만 이번에도 무산됐다. 심의속개는 정해진 기일이 없어 거래재개가 무기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사는 2022년도 외부감사의견을 받고 빠른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앞서 거래재개에 성공한 큐리언트, 신라젠, 코오롱티슈진과 무엇이 다를까. 넷 중 최장기간 거래정지 중인 디엑스앤브이엑스를 해부해 봤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속개에도 무난히 거래재개된 코오롱티슈진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코오롱티슈진과 유사한 시기인 2019년 상반기중 거래정지 됐다. 약 4년째 거래가 막혀있는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3차례나 심의속개 결정을 받았지만 끝내 거래재개에 성공했다. 시간은 걸렸다. 마지막 심의속개 결정 이후 8개월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코오롱티슈진 사례는 디엑스앤브이엑스에겐 상장재개에 대한 희망을 시사하는 한편 인고의 시간에 대한 예고이기도 하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 회사는 1만4000명 소액주주에 죄송한 마음이며 거래재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코스닥 상장사 마크로젠이 엠지메드라는 이름으로 2001년 설립했다. 2015년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2017년엔 명지글로벌바이오조합에 인수되며 캔서롭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21년 10월 임종윤 한미약품 장남이 최대지분을 인수하며 지금의 사명이 됐다.

회사는 2016년부터 쭉 영업적자였으나 작년 1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전체 검사 밖에 없던 구 캔서롭 사업에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더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1년된 신임 경영진…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색채 더해져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속 적자로 2019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주권매매가 거래정지됐다. 현재는 완전히 새로운 경영진 하에 매출 향상을 이뤄 영업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해 보려하고 있다.

우선 임 한미약품 사장을 필두로 이사회를 전면 교체했다. 사내이사들은 북경한미, 코리홀딩스 등에서 임 사장과 함께 일해본 이들로 꾸렸다. 과거 캔서롭 시절 회장을 지냈던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5% 지분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 매출은 작년 3분기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늘었고 영업이익 또한 15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임 사장이 지휘하는 북경한미와 코리홀딩스와의 거래가 늘어난 덕이다. 회사측은 이들 협력사가 닦아놓은 중국 기반 네트워크로 디엑스앤브이엑스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산모/영유아 헬스케어 제품의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B냐 유상증자냐…조달 방식이 발목 잡았나

타 거래재개 회사들과 차이점을 꼽자면 사업자금 확보 방식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경우 부채로 편입되는 전환사채(CB) 형태로 현금을 모은 점이 다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21년 10월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시 신주 560만여주(디엑스앤브이엑스 지분 20%)를 발행했는데 이걸 임 한미약품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27만여주(200억원어치)와 맞바꿨다. 이 거래로 최대주주는 변경됐지만 디엑스앤브이엑스에 유입된 현금은 없었다.

대신 작년 9월과 10월 CB 발행을 통해 총 348억원을 확보했다. 유입된 현금이 재무제표에 자본이 아닌 부채로 기록된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CB 투자자는 엘리베이션PE와 무림캐피탈로 실체는 있었다.

대조적으로 앞서 거래재개된 회사들은 자본으로 유입되는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마련했다. 신라젠은 엠투엔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총 1000억원의 현금을 갖추고 거래재개에 나섰다.

큐리언트도 거래정지 기간동안 쿼드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125억원을 마련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에서 388억원을 확보했고 이어 9월엔 자산으로 인정되는 영구CB 발행을 통해 330억원을 추가로 마련한 바 있다.

한편 임 한미약품 사장의 디엑스앤브이엑스 지분은 작년 10월부로 보호예수가 끝났다. 시장에선 거래재개를 위해서 임 사장이 추가적으로 보호예수를 약속해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앞서 신라젠은 거래재개와 함께 최대주주 지분을 3년간 보호예수하기로 약속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도 유사한 선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소액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CB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서는 거래소에 충분히 소명했고 특별한 이슈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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