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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오너십 해부]다분야 전문가 사외이사로 선임…사모펀드 강점 살렸다②애큐온캐피탈, 대주주 바뀌며 이사회 성향도 변화…다양성 강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3-02-03 07:42:16

[편집자주]

올해에도 여신전문금융업계에는 찬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들보다 대주주 지원 여력이 작은 중소형사들에게 위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올 수 있다. 중소형 여전사들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여력,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중소형 여전사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캐피탈의 이사회 구성은 사모펀드로의 매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KT그룹 계열사로 있을 때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회 구성원이 KT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사외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 위주로 이사회가 구성되는 등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사모펀드 산하로 옮긴 이후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며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였다. 비교적 짧게 유지됐던 대표이사의 임기도 장기화되며 경영의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매각 전 이사회 전원 KT출신 구성…JC플라워 인수 후 변화

JC플라워(JCF Ⅲ K Holdings LCC)로 인수되기 직전인 2015년 6월 기준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이뤄져 있었다. 대표이사 1명과 비상근감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의 구성이다.

5명의 인사는 모두 전·현직 KT출신 인사였다. 조화준 당시 KT캐피탈 대표는 KT IR팀장, KT 재무실 재무기획담당 상무보, KT 재무관리부 전무 등을 지내고 KT캐피탈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나머지 4명의 이사들은 모두 KT 직책을 겸하고 있었다. 남상봉 비상근감사는 KT윤리경영실장 법무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었고 신광석 기타비상무이사는 KT재무실장을 지냈다. 서상욱 기타비상무이사와 주용모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각각 KT전략기획실 전략투자담당 상무, 전략기획실 출자경영 2담당 상무를 지냈다.

별도의 사외이사는 없었다. 성과보상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들에도 KT 출신 기타비상무이사들만이 참여했다. 2014년에도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따로 선임되지 않았으며 그 이전에는 김동환 전 주택금융공사 이사 한 명만이 사외이사로 있었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감시·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구조였다.

2015년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로 인수된 이후 이사회의 성격은 크게 변화됐다. JC플라워는 인수 직후인 2015년 9월 이사회 구성을 대표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으로 바꿨다.

대표이사를 여신전문금융업 전문가 원효성 대표로 교체했다. 그는 KB국민은행 카드사업담당 부행장, 비씨카드 사업지원부문장 부사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원 대표는 4개월만에 이중무 대표로 다시 교체됐다. 이 대표 역시 씨티리스, 효성캐피탈 등을 거쳐 KT캐피탈로 온 여전업 전문가다. KT캐피탈 창립 멤버로서 경영전략 담당상무 및 영업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JC플라워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티에리 조르쥬 포르테 JC플라워 유럽&아시아태평양 상무와 조나단 제임스콕스 JC플라워 유럽&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이 그들이다. 새롭게 늘린 사외이사 자리에는 회계전문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지홍 전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선임했다.

같은 해 말에는 사외이사를 3명으로 늘렸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도 강화했다.

2017년에는 비상무이사로 김욱성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상무를 새로 선임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애큐온저축은행이 HK저축은행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애큐온캐피탈 지분 16.57%를 700억원에 취득했다.

◇베어링PEA, 전직 임원 중용 '안정성 강화'…대표 임기도 장기화

JC플라워 체제에서 이사회 구성원 변화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사외이사는 베어링PEA에 매각되기 전인 2019년 9월까지 동일한 인물들로 유지됐다. 대표이사도 2018년 김옥진 대표로 단 한 차례만 변경됐고 이중무 전 대표도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회사에 계속 남았다. 기타비상무이사도 제임스콕스 이사 한 명만 리차드 배리 프리먼 주니어 JC플라워 Operating Partner로 교체됐다.

베어링PEA 역시 안정성에 중점을 둔 인사를 펼쳤다. 인수 후 이사회 인력들을 대거 교체하면서도 이전에 애큐온캐피탈에 몸담았던 인물들을 중용했다.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COO로 물러나있던 이중무 전 대표를 다시 대표이사로 앉혔다. 2007년부터 2008년 동안 KT캐피탈 대표를 맡았던 유재정 전 대표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사외이사 자리는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유 사외이사 외에 조욱현 전 금융감독원 상호금융국장과 윤제호 전 우리모기지대표,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을 선임했다. 관료와 민간, 학계 출신 전문가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김한철 베어링PEA 한국투자 총괄 대표와 연다예 베어링PEA 한국투자팀 상무가 맡았다.

2019년 8월 선임됐던 이들은 약 3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부분 이사회에 남아있다. 윤제호 사외이사만이 김유성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로 교체됐다. 상대적으로 외부 간섭에서 자유로운 외국계 사모펀드의 강점이 발휘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대표의 긴 임기는 이전 KT캐피탈 시절과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의 임기를 한 후 2019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5년 반동안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전 KT캐피탈 당시에는 대표들이 대부분 1~2년마다 교체되며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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