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리포트]두산로보틱스, 지속성장 키워드 ‘시장 다변화’⑤적용 분야·판매지역 다변화로 올해 손익분기점 기대… 오너4세 대표 선임으로 힘 실려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31 07:31:17
[편집자주]
단순한 산업용 로봇에서 레스토랑 서빙이나 헬스케어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까지.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에 로봇의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벨은 산업으로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이 지분 90.91%를 보유한 협동로봇 자회사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드론)과 함께 그룹이 육성 중인 3대 신사업 중 하나다.협동로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두산그룹은 일찌감치 이 산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점찍고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독자 기술로 제품을 개발해 2018년 양산을 시작한 이후 빠르게 국내 1위 사업자의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5위 사업자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실적은 아직 크지 않다. 두산로보틱스는 2021년 매출 370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처음 매출이 기록된 2018년부터 단 한 해도 감소하지 않고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치는 높다. 2021년 말 지분 9.09%로 40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기업가치를 4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는 말이다.
아직 영업이익을 거둔 해는 없으나 영업손실 규모도 2019년 148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2023년 중 분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 유력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다양한 라인업 구축 및 솔루션 개발능력에 기반을 둔 시장 다변화 전략 덕분으로 파악된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의 폭넓은 라인업이 강점”이라며 “여기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조합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수요처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기반중량(Payload)과 작업 정밀도를 기준으로 고중량 작업에 주로 쓰이는 H시리즈(High-Power) 2종, 고정밀 작업에 특화된 M시리즈(Masterpiece) 4종, H시리즈와 M시리즈의 중간에서 고속 작업에 강한 A시리즈(Almighty) 4종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10종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 10종의 라인업을 기반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도 다양하다. 두산로보틱스는 매니퓰레이터(인간의 팔 역할을 하는 장치)에 부착하는 애플리케이션(그리퍼)을 달리 하는 방식으로 최초 조립 분야에서 시작해 설비보조작업, 품질검사, 본딩(접착), 폴리싱(연마), 팔레타이징(제품 배치) 등 분야로 협동로봇의 적용 시장을 다변화해왔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러한 시장 다변화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로보틱스의 2022년 매출을 놓고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700억원 수준의 추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협동로봇의 주 수요처인 제조업 분야에서 신규 투자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는 이 해 하반기 커피 제조 등 식음료 분야와 촬영 등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했다.
식음료나 서비스 분야에 투입되는 협동로봇은 기반중량이나 정밀도를 제조업용 제품 수준으로 요구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고중량·고정밀도의 고가 협동로봇을 구매할 여력이 많지 않은 중소업체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두산로보틱스는 이 시장을 타깃으로 1000만원대 저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신규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판매 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한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애초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중 북미와 유럽에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었다. 북미 법인은 2022년 5월 설립됐으나 유럽 법인이 아직이다. 전쟁 장기화로 유럽 제조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 법인 설립이 지연되고 있으며 올해 계속해서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두산로보틱스 측의 설명이다.
두산그룹 차원에서도 두산로보틱스의 확장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그룹의 오너 4세 경영자인 박인원 전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이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박 사장은 기존 류정훈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체제로 두산로보틱스를 이끈다. 오너 경영자가 보유한 인적 네트워크와 추진력을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으나 두산로보틱스 매출은 지난해도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본다”며 “협동로봇 라인업 확장과 이를 통한 신시장 발굴에 주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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