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현실화 된 '러시아' 리스크에 일단 '버티기' 4분기 러시아에서만 영업외손실 1900억…공장 축소 가동 속 그룹 대응 주목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1 10:47:5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가 작년 4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리스크의 현실화로 영업 이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현대위아 러시아 법인은 공장 가동 직후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과 재무구조는 이미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위아로서는 당장의 선택지가 ‘버티는 것’ 이외에는 없다. 러시아 사업은 그룹차원의 의사결정에 따라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8조207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9% 늘고 영업이익은 106.5% 급증했다. 이 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518억원을 내 전년 동기의 영업손실 11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지난해 완성차 판매의 지속적 호조 덕에 차량부품 물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특히 PTU, ATC, e-LSD 등 부가가치가 높은 4륜구동용 부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실익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현대위아의 순이익은 435억원에 머물렀을 뿐이다. 4분기만 따지면 1588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이는 영업외에서 4분기에만 243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에서만 1800억원이 넘는 영업외손실이 잡혔다. 유형자산 손상차손 인식분이 1144억원, 루블화 환율 하락분 701억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현대위아의 러시아 법인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완성차공장에 대한 지원을 주 목적으로 하는 엔진 및 부품 생산기지이며 현대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지자 점진적 감산을 통한 러시아 공장의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의 차량 판매대수는 작년 8월부터 ‘0’의 행진이다.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으로서는 주요 거래처가 사라진 셈이다.
현대위아는 2021년 말 러시아 법인 공장의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지난해 초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법인은 2022년 들어 2분기까지만 해도 누적 순이익 1167억원을 거두는 등 순항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가동 중단 여파가 본격화한 3분기에는 379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자본손실 탓에 부채비율도 지난해 2분기 106%에서 3분기 139%로 33%p 높아졌다.
이미 러시아 법인의 자산 손상차손 인식이 시작된 만큼 일반적으로는 현지 사업 중단 및 철수까지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위아는 축소 가동으로 버틸 뿐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현재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고 인력을 교대해가며 일부만 가동하는 상태”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룹차원의 의사판단이 아직 러시아에서의 사업 지속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러시아 공장에서 기존 판매차량의 A/S를 위한 부품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러시아 산업통상부 및 지자체정부와 완성차 생산 재개를 연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완성차 생산 재개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러시아 법인(HMMR)은 앞서 23일부터 2월27일까지 현지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인력 감축 목표는 2200여명으로 총원의 80% 수준이다. 이는 현대위아도 한동안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마이금융파트너, 신계약 성과에 2년째 매출 급증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동양생명, 건강보험시장 공략 강화 키워드 'GA'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동양생명, 영업경쟁력 강화 조직·인사개편 의미는
- 메트라이프생명, 잇단 사외이사 재선임...송영록 대표 체제도 유지될까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한국시장 엇갈린 시선 '매력 감소 vs 전략 요충지'
- [Policy Radar]보험사 감독강화 예고, 손보보다 부담 큰 생보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카카오페이손보, 아직은 회계관리보다 '사업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