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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한계와 도전]믿는 구석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약 '림보'①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기적인 기술개발…해외 투자도 계속

임정요 기자공개 2023-02-07 13:57:19

[편집자주]

2010년대부터 본격 개화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회사들의 성공이 마중물이 됐다. 신약개발은 평균 10년의 연구개발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에 일부 회사들은 전략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을 '카피'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다만 모방할 대상이 있어야만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바이오시밀러 회사의 재무상태와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8: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신약개발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찾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변함없이 바이오시밀러 R&D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일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2020년 임상 1상을 완료했지만 이후 업데이트가 없다.

◇10년새 바이오시밀러 6종 상용화…매출 계속 성장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합작설립했다. 2022년 4월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3년만인 2015년에 바이오시밀러 2종의 국내허가를 받으며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설립 후 현재까지 10년 사이 6가지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고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 4가지도 후기임상 및 허가절차 단계에 근접했다.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건 2019년부터다. 2021년 매출은 직전연도 대비 11.7% 증가한 9463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23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해 경쟁사 셀트리온 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은 1조4700억원대, 영업이익은 910억원대였다. 영업이익률은 24%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6%보다 높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성장세다. 허가 신청 단계에 임박한 'SB12(혈색뇨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가 있고 임상 3상 단계 파이프라인으로 'SB15(당뇨병성망막증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6(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SB17(크론병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다.



◇신약파이프라인 3년째 감감무소식, 미래전략은 해외사 투자

셀트리온이 신약개발을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3월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박사급 연구자를 공개채용에 나섰지만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업데이트는 없다.

유일하게 알려진 신약 파이프라인 'SB26'은 울리나스타틴 융합단백질을 이용한 급성췌장염 치료제다. 2018년부터 2020년 4월까지 미국 CRO 파렉셀을 통해 약 58명의 건강한 피험군을 대상으로 현지 임상 1상을 진행했다. 1상이 마무리된지 3년이 지났는데 이후 진행상황은 없다.

오히려 차세대 기술을 탐색하는 쪽은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방면으로 CDO(위탁개발) 기술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는 전부터 삼성그룹이 택해온 바이오사업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삼성은 비교적 재무적 리스크가 적은 CMO(위탁생산) 사업을 통해 매출기반을 마련한 후 바이오시밀러라는 복제약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 사업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쌓는 것도 크게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에 뛰어들기 전 저변을 넓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소속 생명공학 전문인력의 의견을 수렴해 해외 유망 바이오사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2021년 삼성물산(990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495억원)가 출자해 설립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SVIC 54호 신기술투자조합)를 삼성벤처투자가 운용하고 있다. 이를 투자처를 선정함에 있어 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 측의 검토를 받는다.

작년 9월 말 기준 해당펀드에 삼성물산이 출자한 금액은 55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79억원이다. 목표 금액 대비 약 절반 정도 규모의 출자가 이뤄졌다. 해당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들은 미국 유전자치료제 개발사로 재규어진테라피(Jaguar Gene Therapy), 센다바이오사이언스(Senda Bioscience)다.

여기에 더불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달 공시를 통해 'SVIC 63호'라는 명칭의 펀드조합에 198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성된 펀드와는 독자적으로 운용된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는 특별히 알릴 만한 단계의 신약 진행사항이 없다"며 "다만 미래 유망기술 발굴 및 투자를 위한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스터디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또 "특정 모달리티와 특정 사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종합 바이오 제약사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경영 방침이다"며 "현재는 높은 사업적 가치를 지닌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집중하고 있을 뿐, 신약 개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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