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CJ제일제당]'캐시카우' 해외 그린바이오 법인⑥35년 전 인니부터 투자 시작, 매출비중 40% 육박
문누리 기자공개 2023-02-09 07:39:2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6: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최근에서야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 기존 식품사업 관련 분야와 가장 밀접한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먼저 시작했다. 바로 그린바이오다.풀의 녹색 이미지와 연결되는 그린바이오는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해 식품·사료 첨가소재를 만드는 사업이다. 해외법인 위주로 일찍이 투자하면서 현재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중 가장 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과 바이오 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61%, 39%다. 이 중 바이오 실적의 대부분은 현재 그린바이오가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라이신, 트립토판, 핵산, 발린, 농축콩단백(SPC) 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그린바이오 사업 투자는 35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최초의 해외법인인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하면서 1991년 글로벌시장에 처음으로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설립초기 연간 생산규모는 1만 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25만 톤을 훌쩍 넘긴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부분은 유럽, 아시아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선 바이오 제품을 생산할 글로벌 법인을 본격적으로 늘렸다. 브라질 등 남미를 비롯해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생산기반을 확보했다. 2017년엔 브라질 글로벌 농축대두단백 1위 업체 '셀렉타'를 인수했다.
그린바이오 투자의 결실을 보이듯 CJ제일제당 해외 바이오 매출 규모 1위는 남미(1조1000억원)가 됐다. 남미 매출 중 100%가 전부 바이오 실적이다. 현재까지 6개국 11개 공장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37개국에서 판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중국 시장은 CJ제일제당으로선 타기업에 뺏길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이에 2004년 472억2600만원을 들여 중국 라이신 제조와 판매업을 담당하는 '랴오청 바이오테크'을 세웠고 2010년엔 237억원을 투입해 선양법인(선양 바이오테크)을 설립했다.
법인설립과 함께 그린바이오 기술개발 투자도 이어졌다. 2015년 세계 최초로 발효기반 L-메치오닌을 개발했고 2016년 기능성 아미노산 현지업체 '하이더'를 360억원에 인수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일찍이 투자한 중국 그린바이오 시장은 CJ제일제당에 기회가 됐다.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을 보면 미국이 3조9000억원으로 해외 시장 중 가장 큰 매출을 냈지만 바이오는 13%(507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 전체 매출 1조3000억원 중 바이오는 49%(6370억원)에 달한다. 국내 바이오 매출(6200억원)과 비교해도 큰 숫자다.
2017년엔 CJ 바이오 감미료 유럽법인(BIO SWEETENERS EUROPE SAS)을 6억7100만원에 세웠다.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투자하기 시작했지만 중요한 시장이다. 유럽 전체 매출(7000억원) 중 93%(6510억원)가 바이오 사업에서 나왔다. CJ제일제당이 식품 사업으론 장악하지 못한 유럽 시장을 그린바이오로 선점할 수 있었다.
최근 ESG 부각으로 CJ제일제당은 향후 그린바이오 제품군 중 가축의 환경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발린·알지닌·이소류신등 스페셜티 아미노산 제품 시장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셜티 제품 매출 비중은 현재 12%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레드바이오나 화이트바이오의 경우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시간 걸리는 반면 그린바이오는 단기적인 실적을 내기 쉬운 편"이라며 "그린바이오가 바이오사업 중 캐시카우로 역할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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