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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신사업 점검]'펫푸드서 라면·즉석밥까지' 미완의 'B2C사업'하림산업 총대 '더 미식' 등 브랜드 론칭, 프리미엄 전략 일반 소비자 공략

이윤정 기자공개 2023-02-08 08:16:12

[편집자주]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육류가공은 물론 유통,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랜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자본 출자 등 방법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변신을 모색 중이다. 여전히 하림은 성장에 목마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하림그룹의 현주소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출발한 하림그룹은 사업을 다각화하며 유통회사와 해운회사 등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닭고기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입지 때문에 축산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자만 팬오션, NS홈쇼핑 등의 굵직 굵직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림의 사세 확장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으로 시작됐다. 육가공 관련 사업 뿐 아니라 축산과 전혀 관계가 없는 유통과 해운업까지 외연을 넓혔다.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하림은 최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한 소비자거래(B2C) 신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대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다. 하지만 B2B와 달리 B2C에서 아직 이렇다할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 하림산업 중심 신사업 확장…아직 초라한 성적표

하림그룹에서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계열사는 하림산업이다. 하림산업은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더 미식'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라면, 밥, 간편식 등 대중적인 메뉴에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더 미식'은 하람산업에서 제조하고 하림이 유통을 책임진다.

2018년 CJ제일제당 출신인 윤석춘 대표를 영입해 야심차게 라면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2021년 10월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당시 편의점에서 일반 라면 가격이 개당 800~1000원선이었는데 더 미식 장인라면은 편의점 가격이 2200원에 출시됐다. 확실한 고급화 전략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지 못했고 장인라면 출시 3개월만인 2021년 12월 윤대표가 사임을 했다.

2021년에는 라면 뿐 아니라 즉석밥도 출시했다. 이를 위해 2016년 하림지주는 일본 농산물 가공 기업인 신메이홀딩스와 지분 50대 50으로 합작법인 HS푸드를 설립했다. 일본 측 대표인 후지오미츠조가 2018년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형인 김기만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됐다.

하림의 즉석밥도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했다. 하림이 내놓은 즉석밥 '순밥'은 산도조절제, 보존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았고 가격도 2000원 대의 고가 정책을 가져갔다. 하지만 순밥 역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쟁 상품과의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작년 '더 미식' 브랜드를 통해 다시 즉석밥을 선보인 하림산업은 지난달 25일 HS푸드를 하림산업에 합병하기로 공시했다.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HS푸드를 합병해 존속하고 HS푸드는 소멸된다. 하림지주는 유증증자를 통해 HS푸드에 2018년 400억원, 2019년 226억원, 2021년 96억원을 계속 투자해 왔다.

◇ 장녀 김주영 이사, 하림펫푸드 본궤도 올려…등기임원 올라

반려동물을 겨냥한 하림펫푸드는 B2C사업 중 최근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17년 설립된 하림펫푸드 역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료가 아닌 식품'이란 철학으로 하림은 일찌감치 펫푸드에 웰빙 트렌드를 접목해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 제일사료에서 물적 분할한 첫해 매출액 2억3250만원, 영업손실 34억8417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순손실은 56억2900만원에 달했다. 출시 초반에는 국산사료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판매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프리미엄 전략으로 하림펫푸드는 시장 지배력을 넓혀 나갔다. 2021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44.6% 증가한 286억원을, 영업이익은 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6억원을 기록하면서 설립 후 첫 흑자를 나타냈다. 대표 제품인 더리얼의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작년 4월 김홍국 회장의 장녀인 김주영 하림지주 이사가 하림펫푸드의 등기이사로 정식 등재됐다. 하림펫푸드 설립 초기부터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김 이사는 2018년부터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을 지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기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지만 B2C사업을 확장하려는 김홍국 회장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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