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오너십 해부]J트러스트 계열 저축은행, 대주주 리스크 안정화①JT저축은행 매각 무산 이후 계열 분리 원상 복구…인력 교류 본격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3-02-27 08:17:14
[편집자주]
길었던 저축은행업계의 호황기가 종료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많은 저축은행들이 금리인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 법정 최고금리 등의 악재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부실 채권 발생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에게 위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올 전망이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여력,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이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트러스트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의 대주주 관련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JT저축은행이 매각 대상에 오르고 JT친애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변화되는 등 불안정한 면모를 보였지만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화가 이뤄졌다. 다시 동일 그룹의 계열사 관계가 된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올해 초 인력 교류 등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 작업에 들어갔다.◇JT저축, 부실저축은행에서 시작해 일본계로…‘2저축은행 체제’ 구축
JT저축은행의 시초는 2006년 12월 설립된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이다.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들을 정리하기 위해 만든 가교저축은행으로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100%를 출자했다.
2006년 9월 영업정지를 당한 좋은상호저축은행의 자산을 이듬해 3월 인수하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5월과 7월 각각 대운상호저축은행과 홍익상호저축은행의 자산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두 저축은행 역시 당시 BIS자기자본비율 기준(5%) 미달을 이유로 영업이 정지된 상태였다.
최초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예아름저축은행의 자본금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280억2400만원까지 늘어났다. 예보는 2007년말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13.47%까지 끌어올리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고 곧장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새 주인은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그룹으로 결정됐다. 2008년 2월 스탠다드차타드 NEA가 예보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스탠다드차타드 NEA는 SC그룹의 자회사로 SC제일은행의 최대주주기도 하다. 당시 SC그룹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현 A캐피탈)을 설립하는 등 한국 2금융권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예아름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SC그룹은 상호명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상호저축은행(SC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2008년 총 4차례의 증자를 단행했다. 총 584억6000만원의 자본금을 수혈됐으며 2007년말 280억2400억원이었던 자본금은 1년만에 864억8400만원으로 늘어났다.
2009년 6월에는 SC금융지주가 설립됨에 따라 자회사로 편입됐고 같은 해 10월 증자를 통해 135억원의 자본을 추가 지원 받았다. SC저축은행은 대주주의 지원을 바탕으로 영업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갔고 2007년말 1383억원이었던 총 여신은 2009년말 319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성장흐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저축은행 사태 등을 겪으며 2010년대 제 2금융권의 전체 업황이 크게 악화됐고 SC저축은행 역시 경영위기를 맞았다. 회계연도 기준 2011년(2010년 7월~ 2011년 6월) 56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12년 26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013년 12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에도 단 3억원의 순익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SC그룹은 2금융권 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의 동반 매각을 추진했다. 2014년 일본계 J트러스트그룹으로의 매각이 결정됐고 이듬해 1억4800만달러(약 1510억원)에 최종 매각됐다.
2015년 1월 JT저축은행으로 상호명이 변경됐고 J트러스트 그룹에 있던 친애저축은행과 2저축은행 체제를 이루게 됐다. 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 J트러스트그룹이 설립한 회사로 옛 미래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면서 공식 출범했다. 최대주주는 J트러스트의 자회사 KC카드(현 Nexus Card)다.
최초 설립자본금은 120억원으로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717억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 JT저축은행 편입에 맞춰 상호명을 JT친애저축은행으로 변경했으며 JT저축은행과의 영업 시너지, 대주주 지원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5년말 1조4986억원이었던 JT친애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2019년말 2조2067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52억원에서 3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JT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자산규모가 4297억원에서 1조4165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 계열사 영업난에 매각 위기…J트러스트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완료
J트러스트그룹의 두 저축은행은 2020년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된다. J트러스트그룹은 당시 인도네시아 법인 ‘J트러스트 뱅크’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영업난을 겪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국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매각 대상은 J트러스트가 직접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이었다. 이 과정에서 JT친애저축은행은 J트러스트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J트러스트는 자회사 넥서스카드를 특수 관계사 NEXUS BANK에 매각했고 넥서스카드의 자회사인 JT친애저축은행 역시 넥서스뱅크 계열사로 옮겨졌다. J트러스트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넥서스뱅크가 JT친애저축은행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이다.
문제는 JT저축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였다. 알짜회사로 평가받았던 JT저축은행은 곧장 시장의 관심을 끌었고 2020년 10월 VI금융투자(현 SI증권)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매각 직전까지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저축은행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VI금융투자의 실질적 주인이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라는 사실이 문제시 됐고 2021년 3월말 MOU 효력이 해지됐다. 뱅커스PE 측은 JT캐피탈을 우선 인수하는 방식으로 JT저축은행 인수를 지속 시도했으나 결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JT저축은행의 매각도 최종 무산됐다.
JT저축은행의 매각이 무산되자 J트러스트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개편에 나섰다. 일본 증권시장 상장 심사 등에 문제를 빚고 있던 넥서스뱅크를 J트러스트가 인수했고 넥서스뱅크의 손자회사였던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다시 J트러스트그룹으로 편입됐다.
매각, 계열 분리 이슈 등이 해소된 두 저축은행의 지배구조는 현재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JT저축은행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의 가장 큰 이유였던 인도네시아 법인의 재무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올해 초 주요 인력을 교류하는 등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성욱 신임 JT친애저축은행 대표가 대표적 사례다. 최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8년동안 JT저축은행을 이끌어왔던 인물이다.
최 대표를 이어 JT저축은행을 이끌 인물로는 박중용 대표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JT친애저축은행의 전신인 미래저축은행을 거쳐 2012년 JT저축은행으로 이동했다. JT저축은행에서 영업본부 차장과 기업금융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리테일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온코크로스 IPO In-depth]신약 한방 아닌 플랫폼 통한 성장, 이미 확보된 고객·매출
- 신풍제약, 매출 효자 '피라맥스' 임상 부담 끝 '수익성'도 개선
- '신약 관계사' 지배력 놓은 녹십자, 순이익 대폭 개선 효과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녹십자, 필요한 건 운영 선진화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 시총 규모 걸맞은 체제 정비 과제
- [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성공적 임상인데…" 에스바이오, 엇갈린 파킨슨 임상 해석
- [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투자자 변심에도 조달액 지킨 에스바이오 "시장 신뢰 중요"
- 지씨셀의 본질 'CAR-NK', 임상철회에도 기댈 곳 '첨생법'
- [제약바이오 현장 in]지씨셀의 현재와 미래 '이뮨셀엘씨' 만드는 '용인 셀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