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MWC 2023]박정호號 SK스퀘어, SK쉴더스 빅딜 어떻게 이끌었나EQT 글로벌 보안업 노하우 풍부, 프리IPO 때부터 눈독…쉴더스 지분 담보 론 제공

바르셀로나(스페인)=이장준 기자공개 2023-03-02 12:43:5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1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출범 1년여 만에 빅딜을 끌어냈다. SK쉴더스 지분 68%를 스웨덴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의 EQT 측에 매각하며 8000억원이 넘는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작년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기업공개(IPO)는 철회했지만 재빨리 전략을 선회해 투자전문회사로서 실력을 발휘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사진)이 EQT에 SK쉴더스 보유지분 담보로 한 대출을 제공하면서 부담을 덜어주는 '통 큰 결정'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EQT는 상장전 투자유치(Pre-IPO)에도 참여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SK쉴더스를 눈독 들였다. 이미 글로벌 보안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투자사 가치를 키워 엑시트하는 노하우도 풍부하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점을 고려해 SK스퀘어에 공동 경영을 먼저 제안할 정도로 치밀하게 딜 구조를 짰다.

◇EQT, SK쉴더스 최대주주 등극…SK스퀘어, 투자재원 8646억 확보

SK스퀘어는 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웨덴 발렌베리가(家)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가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해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Global Total Security Company)'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기자간담회가 열리기 30분 전 EQT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추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유럽, 중국, 한국 등 각국 정부의 안보 승인 절차를 거치면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중 이를 마무리 하는 게 목표다.


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일부와 기존 2대 주주로 재무적투자자(FI)였던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전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한다. 여기에 추가로 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취득해 SK쉴더스의 최대주주(68%)에 오른다.

SK스퀘어는 32%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남는다. 최대주주 자리에서는 내려온 대가는 충분히 받았다. 8646억원의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32%의 잔여지분(지분가치 약 1조원)을 토대로 EQT와 공동 경영을 하게 됐다.

이번 딜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하는 만큼 차입에 따른 EQT 측의 이자 부담도 컸다. 박 부회장은 이를 고려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 EQT가 인수하는 SK쉴더스 68%의 지분을 담보로 해서 SK스퀘어가 EQT에 4000억원가량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매각대금 절반은 즉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추후 2년에 걸쳐 갚도록 했다.

박 부회장은 "FI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IPO에 여러 구성원이 뛰어들어 노력했는데 자본시장 경색이 찾아왔다"며 "마치 태풍이 부는데 낚싯대를 들고 나가야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SK쉴더스와 원스토어) IPO 무산이 시장에 충격을 주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기 굴하지 않고 다른 투자자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자본시장 상황에서 빅딜을 해내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을 더욱 뜻깊게 보고 있다.

SK쉴더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지분가치와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 5조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과거 인적분할 전 SK텔레콤이 SK쉴더스를 인수할 당시 3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약 2배로 키워낸 셈이다. SK스퀘어가 2021년 11월 출범 이후 거둔 최대 투자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보안업 투자 역량 갖춘 발렌베리家, 낯선 한국시장 고려해 공동경영 제안

그러면 최대주주에 오른 EQT는 왜 한국의 보안 업체 SK쉴더스를 '픽'했을까. 박 부회장은 발렌베리 가문과 EQT 회장 등과 접촉하며 파트너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보안업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EQT는 스웨덴 최대 보안회사 시큐리타스(Securitas)의 가정 보안부문 자회사 시큐리타스 다이렉트 엑시트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도 시큐리타스 지분은 일부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반 디지털인프라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사이버·정보보안 기업 CYE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이밖에 글로벌 방역 기업 Anticimex, 글로벌 사이버 보안을 제공하는 스위스기업 Open Systems 등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에서도 SK그룹의 포트폴리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고 SK쉴더스 IPO를 앞두고 프리IPO에 참여하고 싶다고 찾아오기도 했다. 융합보안 등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점을 높게 산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SK쉴더스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건 부담이 따랐다. 한국 시장 자체가 낯설기 때문이다. EQT로서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고 국내 시장에서 SK 브랜드가 지니는 파워도 알고 있었기에 SK스퀘어에 공동 경영을 먼저 제안했다.


EQT는 앞으로 한국 지사 소속 25명의 투자전문가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EQT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보안기업들과 시너지를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