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공여 범위가 한층 더 확대됐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은 유동성 확보와 건전성 유지에 단기자금 운용이 필수적임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만 한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신용공여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재정 건전성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동성 및 건전성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초단기 자금대여(call loan, 콜론)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공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3월 말 개최 예정인 국무회의를 거쳐 공표가 되면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법 제27조 등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할 수 없었다.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소매금융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입법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공여만 한정적으로 허용받았다.

은행법 제 27조는 은행의 업무 범위를 나타낸다. △예금, 적금 수입 또는 유가증권, 그 밖의 채무증서 발행 △자금의 대출 또는 어음의 할인 △내국환·외국환 등이다.

개정안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산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보다 원활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P와 콜론 등의 신용공여는 유동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단기금융상품을 토대로 은행은 자본손실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공격적인 신용 공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은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조항에도 일상적인 업무수행 및 자금운용을 위해 콜론, RP 등을 소극적으로 거래해왔다. 요구불예금 반환 및 원활한 대출 실행 등 정상적인 은행업 업무를 위해서다.

금융 당국도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경우 지난 인터넷전문은행의 일부 신용공여 행위에 대한 '비조치의견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행위가 법령등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비조치의견서를 회신하는 경우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3개사의 환매조건부채권 일평균 거래 잔액은 3조 4270억원, 콜론 일평균 거래 잔액은 2248억원 등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중소기업 외 신용공여 활동이 불가능하지만 이는 은행이 필수적인 자금운용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금감원 측에서도 유권해석을 통해 허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었다"며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조항에 위반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 이를 허용하려는 것이 개정안의 입법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상적 자금운용을 위한 신용공여가 가능하게 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전 보다 원활히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