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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그룹, 지주사 2→1개 '형제경영' 구조 바뀐다 정교선 부회장 경영참여 '등기→미등기 임원'…기조본 역할 위상 제자리

김선호 기자공개 2023-03-06 08:06: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차질이 불거진 가운데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형제경영'의 구조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의 이사회에 정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는 않지만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그룹을 총괄해나가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은 올해 3월 개최하는 정기주총 의안으로 정지영 영업본부장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상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방효진 Bang Singapore PTE.LTD(Millenasia) 대표, 채규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올랐다.

2023년 3월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정 부회장은 재선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이사회에 합류한지 4년 만에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다만 현대백화점 측은 정 부회장이 맡고 있는 그룹 총괄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주사 체제 전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계획대로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분할해 현대백화점홀딩스, 현대지에프홀딩스을 세우고 오너일가가 모두 각각의 지주사 이사회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3월 2일을 기일로 분할을 완료했지만 현대백화점은 임시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부결되면서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인 정 회장은 그대로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은 계획대로 현대백화점과 지주사가 되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이사회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에서 보면 정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내려오지만 미등기 임원으로서 그룹 부회장 역할을 지속해나가는 형태다.


현대그린푸드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는 이진원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현대그린푸드 경영지원실장) 전무, 이종근 현대백화점 경영전략실장 전무가 맡는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분할 신설되는 현대그린푸드의 박홍진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다. 기존 사내이사로 활동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3월 정기주총을 거쳐 등기임원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장호진 기획조정본부장 사장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측에 따르면 상근직으로 근무하는 임원은 이 대표 뿐이다. 사실상 현대지에프홀딩스 내에는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이사회의 기능만 작동하는 셈이다. 관련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컨트롤타워 역할은 현대백화점의 기획조정본부에서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이 지주사로 전환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미다. 물론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형제경영이 종결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하며 경영에 참여하는 양상이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분할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의 상장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정 부회장은 기존 현대백화점 뿐만 아니라 현대그린푸드·현대홈쇼핑에서도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현대그린푸드의 분할 후 재상장을 추진하면서 과도 겸직을 해소하는 양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과다겸직 해소를 위해 백화점 사내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서 백화점 경영 등 역할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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