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무산'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지배력 강화' 방안은 보유 지분율 17% 그쳐, '현대그린푸드 주식 처분' 등 장악력 확대 시나리오 다양
변세영 기자공개 2023-02-16 08:04:1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율이 17.09%에 그치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지배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처분해 현대백화점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는다.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이달 1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임시 주총 결과 현대백화점 분할이 최종 부결되고 현대그린푸드만 가결표를 받으면 온도차가 발생했다. 현대백화점이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홀딩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을 두고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지에프홀딩스(존속)와 현대그린푸드(신설)로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서 정교선 부회장의 지분구조에는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분석된다. 인적분할은 기업 분할시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법인 주식을 나눠 갖는다.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보유한 정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각각 23.8% 갖게 됐다.
여기에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정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이 올라간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의 신주를 취득하는 원리다. 현물출자 규모와 주주 유상증자 참여율 등에 따라 실제 지분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대그린푸드 주식과 지주사 주식이 교환된다고 가정하면 정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 크게 늘어난다.
반면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이 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서 이 같은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2022년 말 현재 기준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율은 17.09%에 그쳐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율을 늘리는 방법에는 개인 사재를 투입하거나 자신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이용하는 전략이 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 현대그린푸드가 갖는 현대백화점 지분(12.05%)과 일부를 맞교환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정 회장이 가진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1238만여주) 가치는 이달 10일 종가(7130원) 기준으로 882억원이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의 종가가 6만1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주식 144만5900주 가량을 획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 회장이 갖는 현대백화점 지분율은 현재 17%에서 23%까지 증가해 지배력이 한층 커진다.
무엇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분매각이 완성되면 향후 백화점과 그린푸드가 계열분리를 단행할 때도 교통정리가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당장 계열분리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는 궁극적으로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사업을, 정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식품·비식품사업을 각각 맡아 분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갖고 있는 게 행위제한에 걸리지 않는 걸로 안다"며 "다만 정 회장 스스로 현대백화점 지분율을 늘리고자 하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경영권은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지분 17.09%에 현대A&I 4.31%, 정몽근 명예회장 2.63%까지 포함할 경우 24% 수준으로 충분히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 없으며, 계열 분리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골프장 힘주는 웅진, 장·차남 승계구도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F&F, 우수한 경영성과에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
- 'FI 임무 완수' 신세계 제이슨황, 넥스트 과제는 'IPO'
- CFO 공백 채운 아워홈, IPO 힘 실렸다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얽히고설킨 온라인사업, 교통정리 시나리오는
- [2024 이사회 평가]GS리테일, 경영성과에 발목…육각형 '실패'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아모레퍼시픽,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주주권익 제고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넥스트 오너십, 4세경영에 쏠리는 '눈'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신세계 전략본부 급부상, 그룹 전략실 역할은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두 지붕 공식화, 문성욱 부사장 역할론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