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물꼬 트는 LX인터, HMM 인수 겨냥하나 24년 만에 주식총수 확대 추진..."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08 07:47:0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이 발행가능 주식 총수를 8000만주에서 1억6000만주로 늘리는 방안을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진한다. 인수합병(M&A) 추진, 신사업 발굴 등에 발맞춰 대규모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HMM 인수를 염두에 두고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LX인터내셔널의 실적이 꺾이는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경직된 경기 상황에 따라 적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발행가능 주식수 확대 추진...1999년 이후 처음
LX인터내셔널은 이달 23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권자본, 즉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총수를 8000만주에서 1억6000만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대해 LX인터내셔널 측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이 정관을 변경해 발행가능 주식수를 늘리는 건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해외자원개발 투자자금을 조달을 이유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발행가능 주식수를 5280만주에서 8000만주로 늘린 바 있다.
이후 LX인터내셔널이 단행한 유상증자는 한 번도 없었다. LX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주식의 총수는 현재까지 6800만주로, 정관 변경 이전 발행가능 주식 수(8000만주)를 감안해도 아직 추가적인 주식 발행에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발행가능 주식 총수를 두 배로 확대한 것은 대대적인 자본확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올해로 창사 70주년을 맞는 LX인터내셔널은 지속성장을 위해 종합상사 이외의 여러 신사업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등 2차전지 소재, 친환경 물류, 바이오매스 사업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약 1000억원에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호실적과 LX인터내셔널의 그룹 내 역할 등을 고려해도 지금이 자금 조달을 위해 물꼬를 터야 할 적기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해 석탄 가격 상승, 물동량 증가 등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8조7595억원, 965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 경기 둔화 우려로 운임 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석탄 가격도 안정화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실적 부진 이후의 자본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손실분을 메우기 위한 자본금 확충 사전 작업에 대비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자금 조달 물꼬 틀 적기...HMM 인수 겨냥했나
LX인터내셔널은 그룹 내에서도 신사업 발굴 특명을 안고 있다. 지난해 3월 LX하우시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국유리공업을 59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는 LX그룹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의 잠재인수 후보 기업으로도 떠오른 상태다. 자회사인 물류계열사 LX판토스와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성장 첨병 역할을 맡은 만큼 유상증자 등을 활용해 HMM 인수를 성사시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수권자본 확대는 향후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겨냥한 선제적 대응 방안"이라며 "액면분할을 고려했다기엔 LX인터내셔널의 한 주당 가격이 그리 높지 않아 대대적인 자본력 소모가 필요한 일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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