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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IPO]한발 빠른 '상장' 추진, 왜 지금일까연내 상장 목표로 속도전...'라이벌' 현대로보틱스에 앞서 '상장사' 고지 선점 계획

조은아 기자공개 2023-03-09 10:06:1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다. 글로벌 순위는 4~5위지만 가장 많은 협동로봇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2015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적자만 내왔다.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백억원대로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두산그룹이 IPO를 서두르는 이유는 지금이 시장 선점의 적기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 선제적 투자로 업계 1위 수성 계획

두산로보틱스는 6일 상장 주관사 후보군의 전략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 상장 채비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말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제조사로 ㈜두산이 지분 90.91%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드론)과 함께 두산그룹이 육성 중인 3대 신사업 계열사 중 하나다. 두산그룹은 일찌감치 협동로봇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했다.

그룹 차원의 탄탄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은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뿐만 아니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겸 두산그룹 부회장 역시 상장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규모가 더 큰 현대로보틱스보다도 빠르게 IPO에 나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6월 프리IPO 당시 2022년 이후 IPO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IPO에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협동로봇의 경우 개발 및 제조에 필요한 기술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진입장벽 자체가 높지는 않은 편이다.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이 2009년 최초의 협동로봇을 선보인 뒤 협동로봇을 만드는 기업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로봇의 설계, 제작 및 제어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로봇 생산이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업화가 진행돼 일부 기술만으로도 로봇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국내만 봐도 두산로보틱스뿐만 아니라 HD현대그룹의 현대로보틱스, 한화그룹 ㈜한화의 모멘텀부문에서 협동로봇 사업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닌 곳 중에서는 뉴로메카, 레인보우로보틱스, 푸른기술 등도 있다.

로봇틱스 산업의 성장성도 높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조작이 상대적으로 쉽고 크기가 작다. 이동도 가능하며 팔 끝에 달린 손(엔드 이펙터)을 교체하면 미용이나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 가능하다.

앞으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건비는 상승하고 있고 인구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66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1조9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차이는?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두산로보틱스는 2021년 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약 400억원을 투자받았다. 양사는 투자 당시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약 4000억원으로 평가했다. 2년도 안돼 몸값이 두 배 이상 오른 셈인데 그만큼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로봇 대장주로 여겨지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로봇 관련 주식 가운데 최초로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이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낮은 이유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협동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이동 로봇, 의료용 로봇, 4족보행 로봇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을 개발 및 생산 중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협동로봇만 따지면 두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5개인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2배 많다. 이 10종의 라인업을 기반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도 다양하다.

연간 생산능력은 2200대에 이르며 2025년까지 1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기준 매출의 70% 이상을 북미, 서유럽 시장에서 거뒀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해 하반기 유럽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지난해엔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대규모 발주가 이뤄지기보다는 소량씩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곳에 판매 거점을 만드는 편이 사업 확대에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기준 1위는 유니버셜로봇(50%)이다. 정확한 집계는 되고 있지 않지만 두산로보틱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7% 수준으로 추정된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7월 출범 이후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180% 증가한 370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4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면서 영업손실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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