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리더는]지배구조 개선 TF·임직원 당부…골자는 '관계 개선'정부·국민연금 등 투명한 거버넌스 요구 부응, 내부에도 네트워크 안정적 운용 신신당부
이장준 기자공개 2023-03-10 12:49: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 요청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이 요구한 투명한 거버넌스를 갖추기 위한 조치다.윤 후보자는 내부 임직원에게도 안정적인 통신망 운용을 신신당부했다. 외부의 부정적 시선을 인지해 책 잡히지 않는 게 관계 개선의 선제 조건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국민연금의 개입 명분 '거버넌스' 투명성 높인다
KT는 8일 '지배구조 개선 TF'(가칭)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지배구조개선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된 윤경림 그룹디지털프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지배구조 개선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지배구조 개선 TF는 객관성을 확보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 마련한다. 대표이사 선임 절차, 사외이사 구성 등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도 분석한다. 아울러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과 ESG 모범규준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KT는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명문화해 투명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다만 아직 TF가 KT 사외이사로 꾸려지는지, 외부 인사도 포함되는지 등 구성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이제 지배구조 개선 TF 출범을 예고한 만큼 구성원이 결정된 건 아니다"라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TF 논의의 핵심은 이사회 구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 이사회는 그동안 친정권 인사들이 부임하면서 외풍이 작용할 여지를 줬기 때문이다.
현재 이사회 구성을 보면 2명은 이전 정권 사람으로 분류된다. 김대유 이사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유희열 이사 역시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역임했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지난해 먼저 사퇴한 이강철 이사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KT 이사진이 전문성보다 정권 코드에 맞춰 선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권이 교체될 경우 이들 사외이사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현재 KT는 이 전 이사를 비롯해 벤자민 홍 이사까지 최근 사임하면서 사외이사 자리 2개가 공석이 된 상황이다. 이달 말 주총에서 이들의 자리를 메꿀 충원도 예정됐다.
◇임직원에게도 안정적 통신 인프라 운용 요청…관계 개선 선제 조건
윤 후보자는 이날 KT 임직원에게 레터(letter)를 보냈다. 그는 "CEO를 선임하기 위한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을 임직원 여러분의 심정을 생각하면 한없이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며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회사를 빠르게 안착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 안정화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임직원에게 한 가지 당부를 전했다. 윤 후보자는 "통신망과 IT 인프라의 안정, 운용은 한 순간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고객 서비스에도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KT는 2021년 전국 단위 유무선 인터넷망 두절 사태, 지난해 인터넷TV(IPTV) 관련 네트워크 장애 등 통신 본업에서 실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리더십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런 실수가 반복된다면 외부에서 언제든 지배구조를 다시 흔들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정부나 주요 주주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책잡히지 않기 위해 긴장감을 유지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우리 KT는 많은 어려움이 겪었지만 언제나 임직원이 똘똘 뭉쳐 이겨낸 경험과 저력이 있다"며 "모두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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