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지금]양날의 검 '물류' 올인, 8년만에 달성한 첫 분기 흑자①작년 1900억 설비확충 '고정비' 누적, 미국·대만서 '풀필먼트' 센터 운영
이윤정 기자공개 2023-03-15 08:09:22
[편집자주]
2021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쿠팡이 흑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자금과 역량을 쏟아부은 물류 등 분야에서 결실을 맺으며 실적 개선이 이뤄진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물류에 역점을 둔 이커머스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직매입을 늘리고 CJ 등 대형 제조사를 상대로 마진율 협상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과감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미세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수반되는 물류 확충에 이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쿠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2014년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출범 8년만이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해 2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쿠팡의 흑자 전환 비결은 물류 확충으로 요약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유치한 대규모 실탄을 물류에 투입했고 그 노력이 이제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풀필먼트와 물류는 쿠팡의 성장 동력이면서 동시에 리스크로 꼽힌다. 풀필먼트와 물류 시설 및 운영 강화와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비용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19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여기에 쏟아 부었다. 결국 물류부문의 효과적인 관리가 당면 과제인 셈이다.
◇ 4분기 영업이익 8340만달러, 2분기 연속 흑자
13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매출 55억2677만달러(원화 7조2404억원)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8340만달러(원화 1133억원)를 기록했다.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7742만달러(원화 1037억원)를 올려 적자를 탈출한 이후 잇달아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쿠팡은 2010년 인터넷 공동구매 할인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그루폰'을 본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국내에 창업했다. 하지만 2014년 쿠팡은 로켓배송을 출시하며 전자상거래기업으로 변신을 꾀했고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의 성공 가능성을 조기에 알아본 투자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2015년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10억달러(원화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전자상거래기업 시장에서 전례없는 대규모 해외 자금 유치였다. 손 회장은 쿠팡의 로켓배송에 매료돼 투자를 결심했다고 공공연히 언급했다.
소프트뱅크는 2018년 한차례 더 쿠팡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총 3조3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성장 발판이 됐다. 이는 2021년 3월 11일 쿠팡의 미국 나스닥시장 입성으로 이어진다.
미국 나스닥상장을 통해 쿠팡이 확보한 자금은 약 5조원이다. 쿠팡은 사모투자와 공모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물류에 투입했다. 물류 고도화를 위해 설계된 '머신 러닝' 기술 기반 수요 예측은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대폭 줄였다.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별도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 구축 없이 물류 전 과정을 통합 할 수 있게 되면서 무제한 무료 새벽배송을 확대할 수 있었다.
올 2월 쿠팡은 무인운반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등 1000여대 이상의 로봇으로 운영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쿠팡은 이러한 첨단 물류 센터를 오는 2024년까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대구 등에 추가로 준공할 계획이다.
◇ '풀필먼트·물류' 성장 핵심…해외 '로켓 직구' 이어 풀필먼트센터 건립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2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측면에서 위험요인으로 분류되는 풀필먼트와 물류부문 확대를 언급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풀필먼트와 물류인프라가 성공 열쇠로 실적도 여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22년 1억5100만달러(원화 1970억원)의 대규모 비용 증가는 대부분 풀필먼트와 물류 인프라 관련 투자였다. 현재 쿠팡은 풀필먼트와 물류센터 중심을 국내에 두고 미국와 대만에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풀필먼트 센터는 쿠팡의 해외 진출과 직결돼 있다.
지난해 10월 쿠팡은 대만 소비자를 상대로 로켓 직구를 선보였다. 대만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판매 중인 로켓배송 상품을 대만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로켓 직구 서비스를 해외진출 전략으로 삼고 대만과 미국에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며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쿠팡은 풀필먼트와 물류와 관련된 대부분의 비용과 투자는 이미 고정비화 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풀필먼트와 물류 확대는 별도의 추가 비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업이 커질수록 높은 자본 지출이 수반 될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류에 역량을 강화해 자동화 기술을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실현했다"며 "이러한 투자와 노력이 결국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류가 쿠팡의 성공 키워드이면서 사실상 전부"라며 "물류 관련 비용과 이에 대한 고민이 미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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