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늘리는 삼성중공업, 흑자전환 준비 모드 현금 보유량 61% 증가 이면에는 부채비율 109% 상승… 꾸준한 흑자 유지가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20 07:20:3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모두 올해 흑자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이들 중 삼성중공업은 마지막으로 영업이익을 낸 해가 2014년으로 3사 중 가장 오래됐다. 그만큼 흑자에 대한 목마름도 클 수밖에 없다.조선사의 영업활동은 배를 만들어 파는 것으로 단순하다. 매출이 원가와 고정비 부담을 넘어서는 순간 나머지가 영업이익으로 남는다. 이러한 영업활동은 자체 현금을 통해 이뤄진다. 삼성중공업은 현금 보유량을 한껏 늘려 흑자달성 목표의 현실화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9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5712억원 대비 3480억원(60.9%) 증가했다. 이 해 삼성중공업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693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의 순증가는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 기반을 뒀다는 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기금융상품이 전년 대비 4863억원 감소했다는 점과 차입금 총계(단기차입금+장기차입금)가 1조2784억원 증가한 점이다. 즉 삼성중공업은 영업에서의 현금 유출을 딛고 현금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단기 투자자산의 감소와 부채 부담의 증가를 감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기금융상품이 줄어든 데 따른 유동성 감소는 계약자산이 늘어난 덕분에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실제 삼성중공업의 유동비율은 2021년 말 79.2%에서 2022년 말 91.2%로 개선됐다. 문제는 부채 부담이다. 이 기간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96.3%에서 305.7%까지 대폭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이 부채 부담을 지면서까지 현금을 불려 둔 것은 흑자전환과 그에 따른 상환능력 증대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월 삼성중공업은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8조원과 영업이익 2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5조9447억원, 영업손실 8544억원에서 급반등을 예고한 것이다.
2021년부터 대거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 일정에 돌입하면서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 효과가 올해 8년만의 흑자전환으로 나타날 전망이라는 것이 삼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과 2022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수주잔고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의 경우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선별수주의 전략으로 한 해를 보냈으면서도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이 2년 동안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들 가운데 총 수주금액의 56%에 해당하는 122억달러어치가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이다. 업계에서도 이 선박들의 건조가 본격화하는 올해가 삼성중공업에게 흑자전환의 적기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삼성중공업은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당장의 부채 부담을 감수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올해 흑자전환만큼이나 올해 이후로도 흑자를 이어가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수주목표 달성과 고수익 물량의 확보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향후 재무 건전성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눈앞의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LNG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선박 및 해양시장에서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FLNG(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 발주를 위한 움직임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존하는 FLNG 4기 중 3기를 제작한 시장의 강자다. 심지어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등 해양사업이 장기간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서도 FLNG 사업에서는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올해 15억달러 규모의 FLNG 1기를 수주했다. 여기에 LNG운반선 5척으로 5억달러를 더해 2023년 2월 말 기준으로 수주목표 95억달러의 21%에 해당하는 20억달러치 일감을 확보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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