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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퇴직연금 DC·IRP 상품, 사업자 간 이동 자유로워진다고용부·금융위 등 '현물이전TF' 조직, 일각선 회의론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22 08:22:2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들의 사업자 변경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사업자를 바꿀 때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한 뒤 계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정책당국이 사업자 간 금융상품 자체의 이전을 가능케 하는 범금융권 회의체를 구축했다. 다만 각 업권 이해관계 조율과 인프라 구축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전 금융권 퇴직연금 사업자, 각 금융업권 협회가 참여하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태스크포스'를 지난달 꾸렸다. 격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TF를 진행, 현재까지 두 번 개최했다고 전해진다. 퇴직연금 사업자 측에서는 상품 및 IT 담당자가 각각 한 명씩 참여하고 있다.

DC·IRP 가입자는 특정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공하는 금융상품을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한다. 퇴직연금 사업자를 변경하려면 현재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를 시킨 뒤 적립금을 다른 사업자 계좌로 옮겨 새로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현물이전TF는 현금화 작업없이 상품 자체의 사업자 이동이 가능케 하는 것이 목표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현물 이전의 범위와 관련 쟁점을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모든 상품의 현물이전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물이전 상품의 범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보험상품은 기술상 불가능하고 신탁계약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사업자 간 현물이전이 자유로워지면 가입자들의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정책당국 설명이다. 운용 상품을 현금화하고 새로 가입하기까지는 통상 보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상품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익을 놓칠 뿐 아니라 각종 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가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이 지금보다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RP 수수료 수준을 대폭 낮추면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데, 현물이전이 가능해지면 보험과 은행업권 역시 IRP 수수료를 증권사 수준보다 낮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게 정책당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현물이전TF 논의 결과가 실제 정책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관측이다. 각 금융권 이해관계가 제각각인데다, 이해관계를 잘 조율해 정책이 현실화한다고 하더라도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DC·IRP 시장에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는 등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적립금 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은 정책을 추진하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현물이전 논의가 있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면서도 "지금 시장 상황과 제도 내용은 그때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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