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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적자 범위도 공개하는 휠라홀딩스지주사 감익·미국 자회사 손실 지속 예상, 주주 신뢰 구축 위해 정보 투명하게 공개

김형락 기자공개 2023-03-30 09:20:33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6: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홀딩스 IR은 글로벌 투자자를 지향한다. 지난해부터 IR 정보도 다른 글로벌 패션기업에 필적할만한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1년 휠라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른 이호연 경영전략본부장은 감익, 적자 전망도 공개하며 투자자들의 실적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지난 21일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했다. 지난해 실적 가이던스를 도입한 뒤 내놓은 두 번째 연간 실적 전망치다.

가이던스는 세부적으로 제시한다. 지주사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휠라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주요 종속기업 매출, 영업이익도 따로 공개한다. 국내 상장사에서 보기 드문 IR 활동이다. 휠라홀딩스는 투자자에게 재무 목표를 광범위하게 공개하는 기업에 속한다.


목표치는 전년 대비 성장률로 잡았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5~5% 범위로 예상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전 중인 미국 종속기업 실적을 반영한 전망치다. 지난해 휠라홀딩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4조221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7% 감소한 4351억원이다.

적자 전망도 감추지 않고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사업계획을 짜면서 올해 미국 종속기업(FILA USA) 매출은 전년 대비 20~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적자 폭은 800억~9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FILA USA는 휠라(FILA) 브랜드 미국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증손자회사다.

FILA USA는 지난해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 사업을 펼쳤다. 미국 시장에서 경기 침체 우려와 소비 위축으로 재고 과잉 상황이 연출됐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대부분이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높은 할인을 감수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과 마진이 훼손됐다. FILA USA의 지난해 매출은 3억5895만달러로 전년 대비 27.8% 줄고, 영업손실은 5124만달러를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FILA 브랜드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종속기업인 휠라 코리아(디자인 수수료(Design Service Fee Income, DSF) 포함)는 올해 매출 성장률을 -5~5%로 잡았다. 영업이익 증감률은 -5~5%다. 올해 FILA 브랜드 상표권 로열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은 -10~0%로 제시했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IR 정책을 손봤다. 2021년 CFO 직책을 신설하고, IR 개편을 준비했다. 이호연 경영전략실장을 CFO로 기용했다. 먼저 지난해 2월 '휠라 5개년 전략'을 발표하며 2026년 연결 기준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 CFO는 2세 경영인인 윤근창 대표이사와 휠라 5개년 전략 발표 자리에 참석해 애널리스트 질문에 답변했다. 이후 3월에는 5개년 전략에 따라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줬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기업인 휠라홀딩스는 투자자 소통에 소극적일 수만은 없었다. 휠라홀딩스의 주주 중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45.41%(지난 23일 기준)에 이른다. 해외 투자자를 붙잡으려면 다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뒤처지지 않는 IR 활동 펼쳐야 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재무 목표를 투자자에게 공유하고 있었다.


휠라홀딩스는 분기별로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해 실적과 오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 3월 IR에서는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을 -2~2%, 영업이익 증감률은 -2~2%로 제시했다. 8월에는 FILA USA 영업이익 전망을 낮췄다. 기존 -2~11% 성장을 예상했던 전망치를 400억~450억원 규모 영업손실로 조정했다. 11월에는 FILA USA의 적자 폭을 550억~6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로열티 매출과 영업이익은 5%포인트(p)씩 증가한 10~15%로 조정해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은 5~10%, 영업이익 증감률은 -10~-5%로 고쳤다.

지난해 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지만 실적은 예상 범위와 차이가 있었다.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은 11.3%로 가이던스(5~10%) 상단을 초과했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11.7%로 가이던스(-10~-5%)보다 낮았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경영진이 IR에서 성과를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건 주주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행동"이라며 "투자자들이 참고해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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