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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논란으로 본 금융 지배구조]'CEO 경영승계 시스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⑫지배구조 '연속성' 중요, 비상승계 체계 마련…양성 프로그램 통해 다각도 역량 검증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20 07:09:35

[편집자주]

공공성을 앞세워 정부와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올바른 지배구조를 갖추고 정해진 제도 안에서 정도경영하라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 CEO 교체는 물론 이사회에도 칼날을 겨눠 위기감이 높아졌다. 금융지주사들은 태동 이후 가장 큰 지배구조 격변 앞에 서 있다. 더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현주소를 살피고 정부와 금융당국이 문제삼는 지점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사 지배구조에 있어 독립성, 투명성 등이 강조된다. 여기에 더해 최고경영자(CEO) 부재로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연속성'도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현재 CEO의 임기에 맞춰 후임자를 준비해두고 비상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경영을 이어가는 시스템 관리가 핵심이다.

회장 승계 절차를 마련했다면 남은 건 후보군에 대한 관리와 교육이다. 승계 시스템 설계만큼이나 자격과 능력이 충분한 후임자를 선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후보자 선임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하며 후보 추천 이후 끊임없이 능력을 검증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지배구조 '연속성' 유지 위한 승계 시스템 완비

승계절차 개시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건 KB금융과 신한금융이다. KB금융은 회장 임기가 끝나기 최소 2개월 전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을 선정한다. 신한금융도 마찬가지로 임기 만료 최소 2개월 전 후보자 추천 업무를 종료한다.

(출처: 4대 금융지주 2022년 지배구조 보고서)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후보 추천 작업을 마무리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과 달리 그 기간이 짧다. 하나금융은 회장의 퇴임, 사임, 유고 등이 발생한 시점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다. 우리금융은 최소 30일 이전에 승계절차를 개시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절반 수준이다. 주주총회일 기준으로는 51일 이전에 개시하도록 했다.

회장의 퇴임, 사임, 유고 시 비상승계 계획은 4대 지주 모두 대비해뒀다. 다만 직무대행을 선정하는 방식에서 금융지주별로 차이가 있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직무대행 순위를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 두 금융지주 모두 이사회를 개최해 직무대행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가속승계 프로세스를 가동한다. 금융지주 내부적으로 회장 직무대행을 정하는 순위가 있을 수 있으나 지배구조 보고서에 이를 명시해 외부로 그 순위를 밝히진 않는 모습이다.

비상승계 계획에서 눈에 띄는 금융지주는 우리금융이다. 직무대행 순위에서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비상임이사)가 선순위에 있다는 점이다. 사외이사 다음 직무대행 순위로는 사장 중 연장자순으로 정해졌다. 사외이사는 회사 밖 외부 인사인데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월 25일 제6차 임시이사회에서 이 같은 직무대행 순위를 결의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직무대행 순위는 사내이사를 선순위에 뒀다.

하나금융은 등기임원, 즉 사내이사가 선순위에 있다. 사내이사 안에서도 직급순, 그리고 선임일 순으로 직무대행 순위를 정해뒀다.

◇후보군 교육 프로그램 '활발' 눈길…추천 경로도 공시
(출처: 4대 금융지주 2022년 지배구조 보고서)

4대 금융지주는 모두 회장 후보군 관리와 교육에 공들이고 있다. KB금융은 내부 후보자군(long list) 10명에 대한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육성 프로그램은 △경영 현안 주제발표 △'FGC(Future Group CEO Course)' △이사회 워크숍 등으로 짜였다. 신한금융 역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신한리더십센터에서 후보자 관리 및 교육 실무를 담당한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은 2018년 4월 이사회에서 CEO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 내실화 방안을 결의해 '경영승계계획 규정 제10조'로 일찌감치 명문화해뒀다. CEO 육성 프로그램은 '하나인재상'과 '하나리더십파이프라인'이 가동 중이다. 이외에도 '전략과제 수행(Action Learning)', '코칭 프로그램' 등 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금융은 내부 후보군의 경우 기존 임원과 차별화된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CEO 역량 개발 및 이사회와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는 회장 후보군 관리 활동 내용도 공시한다. 구체적으로 △KB금융 10회 △신한금융 8회 △하나금융 6회 순이었다. 다만 우리금융은 후보군 관리 활동 내용을 지배구조 보고서에 밝혀 두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는 CEO 후보군 규모와 추천 경로도 공개했다. 이들 가운데 우리금융의 회장 후보군이 전체 39명으로 압도적으로 규모가 컸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은 내부인사 31명, 외부인사 8명으로 구성된다.

내부 후보군은 신한금융이 11명, KB금융이 10명, 하나금융이 7명이다. 우리금융 내부 후보군은 신한금융과 비교해 3배가량, 가장 규모가 작은 하나금융과는 4.4배 많은 수준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외부 후보군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외부 후보군 규모는 KB금융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금융(8명), 하나금융(5명)이 그 뒤를 이었다.

CEO 후보군 추천 경로 공시에선 하나금융에 눈길이 쏠린다. 외부 후보군을 두고 있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은 후보군 추천 경로로 '외부 전문기관'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나금융은 추천 경로와 명수를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하나금융 CEO 후보군 추천 경로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인사 추천이 58.4%로 가장 많았다. 외부 후보군 추천 경로는 금융회사가 33.3%, 공공기관이 8.3% 비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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