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탈탄소 드라이브]대한해운, 탄소규제 '저속운항·LNG강화' 투트랙 대응⑥대규모 투자 지속에 눈앞 투자부담 분산 필요성… 신조선 투자 LNG에 집중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04 07:29:41
[편집자주]
해상 환경규제가 강력해지며 해운사들은 차세대 선박연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규제에 대응할 솔루션들의 검증은 부족하지만 2050년의 규제도 해운사들에게는 가시권이다. 해운시황이 가라앉는 상황에서 선대 친환경화를 위한 투자 역시 부담스럽다. 더벨은 국내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투자전략 및 각 사별 재무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은 주력사업인 벌크선 분야에서 장기 운송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신사업인 LNG운송 및 벙커링(해상급유)사업 역시 성장을 본격화하며 대한해운의 이익 창출에 힘을 더하고 있다.국제해사기구의 해상 환경규제로 해운사들은 선박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요구받고 있다. 대한해운도 이에 맞춘 선박 보완투자를 진행 중이다. 벌크선 사업은 선박의 운항 속도를 낮춰 눈앞의 규제에 대응하고 LNG 분야 신사업은 새 선박을 확보하는 투자로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선대 절반이 탄소감축 규제 노출, 현대화보다 저속운항에 무게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EEXI(현존선 에너지효율 설계지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제는 선박의 탄소배출량을 2008년 평균치 대비 2024년 20%,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로 단계적 감축하도록 한다.
이 규제에 맞춰 해운사들은 올해 운용 선박들의 탄소 감축기준 충족 여부를 점검한 뒤 대응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선박에 엔진 출력제한장치(EPL)나 샤프트 출력제한장치(ShaPoLi) 등을 설치해 운항속도를 낮춰 대응하는 방안(저속운항)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선박의 출력을 제한해 운항 속도를 낮추는 것은 그만큼 선박의 운송능력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가 갈수록 강력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에는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하는 새 선박을 발주해 선대를 현대화하는 것이 장기적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
대한해운은 2022년 말 기준으로 관리 중인 선박 63척 가운데 34척이 EEXI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장은 선대 교체가 아닌 저속운항을 통해 규제에 대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규제 미충족 선박에 엔진 출력제한장치와 샤프트 출력제한장치 중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141만달러(19억원가량)를 투자하기로 했다.
신조선 발주 투자는 오히려 LNG 분야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한해운의 선박 인도 이력을 살펴보면 지난해 LNG운반선 2척을 인도받았으며 올해는 LNG운반선 2척과 LNG 벙커링선(해상급유선박) 1척을 확보할 예정이다. 벌크선이나 탱커(원유 등 액체화물운반선) 등 기존 주력사업과 관련한 투자는 2020년 이후 멈춰 있다.
◇ 영업활동 현금흐름 웃도는 투자 지속… 당장은 LNG사업 강화가 우선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해운의 강점을 장기계약 기반의 본업과 LNG사업의 성장성에서 나오는 안정적 이익 창출능력이라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해상 탄소배출 규제의 강화 추세에 맞춰 신조선 발주 투자부담을 적절히 분산하면서 규제 대응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진단했다.
대한해운은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 등 우량 화주들과 장기 운송계약을 맺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몇 년 영업활동에서 해마다 3000억원 안팎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다만 대한해운은 2021년을 제외하면 선박 등 유형자산의 취득에 영업활동 현금흐름 이상의 금액을 꾸준히 투자해 왔다. 이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1에는 18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주력사업 벌크선과 신사업 LNG 분야에서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면 대한해운이 LNG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한정된 투자재원을 성장 전망이 밝은 신사업의 강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건조되는 LNG선은 모두 LNG를 연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선박인 만큼 대한해운은 LNG선 투자로 해상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대한해운은 2020년 7월 LNG운송 및 벙커링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대한해운엘엔지를 설립했다. 당시 대한해운은 신성장동력 대한해운엘엔지를 통해 LNG 전문선사로 발돋움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분야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LNG선의 운임이 폭등하면서 대한해운엘엔지도 그 수혜를 보고 있다. 대한해운의 LNG사업 매출은 2020년 1571억원에서 지난해 3269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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