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GS에너지 JV 출범, 초대 대표이사는 한화 출신 에이치앤지케미칼 대표, 한화솔루션 출신 임상일 상무 선임...2025년 EVA 양산 계획
김위수 기자공개 2023-05-22 07:34:3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과 GS에너지가 지난달 말 합작사(JV)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설립을 마쳤다. 지난해 9월 JV 설립 계획을 발표한 뒤 7개월여만이다. 실무적 절차상 문제로 일정이 다소 연기된 측면은 있으나 2025년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양산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양사에서는 보고 있다.에이치앤지케미칼의 대표이사 자리는 JV 지분을 51% 취득한 한화솔루션에서 확보했다. 한화솔루션 및 계열사에서 친환경 사업을 이끌어 온 임상일 상무다. 한화솔루션의 핵심 먹거리인 태양광 사업에 쓰이는 소재를 차질 없이 생산하면서도 GS 측 인물들과 합을 맞춰서 JV를 원활하게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 상무는 직전까지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에서 에버그린(Evergreen) TFT를 이끌어왔다. 에버그린 TFT는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에서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설립을 위해 구성한 조직이다. JV 설립을 발표한 뒤 지난해 10월경 조직됐다. 애초에 임 상무에게 JV 대표이사를 맡기기로 하고 TFT장 직책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외부 기업과 JV를 활발하게 설립하는 곳은 아니다. 지난 1999년 DL케미칼(당시 대림산업)과 여천NCC를 세운 이후 특별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JV를 세우는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다른 기업보다 JV 운영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의 경우 현재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 국내 3위인 대규모 석유화학업체로 덩치가 커진 상태다.
에이치앤지케미칼 역시 여천NCC와 비슷하게 대형사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EVA로 만든 EVA시트는 태양광 셀의 성능을 유지하는 핵심 자재다. 한화솔루션은 주력인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소재 확보 차원에서 JV 설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시장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이치앤지케미칼 기업 자체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생산능력 목표는 연산 30만톤(t) 규모다. 생산능력 1위인 미국 엑슨 모빌이 연간 79만톤의 EVA를 만들어낸다. 기존 한화솔루션과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산 92만톤 수준으로 엑슨 모빌을 넘어선다. 에이치앤지케미칼 단독 생산능력만 따져도 단숨에 세계 1위 대비 38% 수준이 된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 상무의 역량에 관심이 모인다. 임 상무는 이미 한화솔루션의 자회사를 맡아 이끈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간 한화컴파운드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한화솔루션이 GS에너지와 JV 설립 계획을 세우며 한화솔루션으로 되돌아갔다.
한화컴파운드는 자동차·전자제품 및 건축현장에 쓰이는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매년 1500억~2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다. 임 상무는 한화컴파운드에 있으며 친환경 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규모가 작지 않은 기업을 이미 이끈 경험이 있고 친환경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서 에이치앤지케미칼 대표이사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1970년생인 임 상무는 2019년 말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에서 처음 임원으로 승진했다. 한화컴파운드 대표 선임 전까지는 케미칼 부문 PO기획팀장을 맡았다. 당시 남이현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당시 전무)가 PO사업부장으로 있었다. 남 대표와의 인연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GS 측 인물들과의 의견을 조율하며 사업을 추진해야한다는 점에서 임 상무의 어깨가 무겁다. 합작법인의 경우 서로 다른 두 회사가 함께 운영한다는 특성으로 일반 기업보다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화솔루션의 첫 JV 사례인 여천NCC의 경우 1999년 설립된 이후 두 투자사간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내부적으로 분할에 대해 논의 중인 상황이다.
현재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이사회는 임 상무를 비롯한 한화솔루션 측 임원 3명, GS 측 임원 2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GS 측 인물이 감사를 맡았다.
한화솔루션에서는 임 상무가 맡아온 PO기획팀장 직책을 이어받은 양상철 PO기획팀장 및 노승준 담당이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이사회에 포함됐다. GS그룹에서는 전선규 GS칼텍스 C&L전략부문장, 한기옥 GS에너지 경영기획부문장이 에이치앤지케미칼 경영에 참여한다. 김병훈 GS칼텍스 감사실장이 감사를 맡는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양 상무 외에는 4인의 이사회 멤버가 사외이사로 에이치앤지케미칼에 적을 두고 있는 독특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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