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플랫폼은 지금]티맵, 아직 풍족한 현금…흑전은 2025년 전후로⑦잇단 M&A 등에도 곳간에 3800억 잔존, 매출 해마다 2배 증대
원충희 기자공개 2023-05-23 10:58:30
[편집자주]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의 한 해 성과가 나왔다. 흑자 기업은 소수로 다수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최근 경영난으로 파산 선고를 받은 곳도 있다. 과거 투자시장의 총아로 각광 받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이제 '옥석 가리기' 단계에 들어왔다. 생존게임을 시작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재무적 관점에서 주요 플레이어들의 생존 가능성과 향후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맵모빌리티는 아직 적자상태라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로 나간 돈이 지난해 2392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현금보유량은 3800억원 정도로 여전히 곳간이 풍족하다. 그간 투자 받은 돈이 아직 남아있다.향후에도 투자를 지속할 예정인 만큼 자금소진은 불가피하다. 상장(IPO) 시점은 2025년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흑자전환도 그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 성장이 해마다 2배 수준으로 빠르기는 하나 모빌리티 사업 특성상 턴어라운드 시점을 5년 정도로 잡은 셈이다.
◇금융자산 처분해 현금화, 실탄여력 충분히 확보 중
2020년 12월 29일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해 홀로서기를 시작한 티맵모빌리티는 별도법인 출범 2년이 넘었지만 아직은 적자 기업이다. 당연히 자체 영업활동으로 투자나 채무상환, 배당 등을 할 만한 현금여력을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손실(EBITDA)은 803억원, 영업현금흐름은 662억원 순유출(-)이다.
투자현금흐름은 3629억원 순유입(+)이다.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금융자산 3628억원을 처분해 현금을 회수했다. 단기금융상품에 재투자한 규모는 45억원에 불과하다. 2021년 말 단기금융자산 잔고가 4354억원에서 작년 말 843억원으로 줄어든 점을 보면 금융자산을 현금화해 쌓아두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특성상 인프라 구축 후 가입자를 모으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 하고 이해관계자가 워낙 많아 규제 이슈 등에 발목 잡히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대리운전업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전화로 승객과 호출(콜)을 주고받는 유선콜 시장엔 2025년 3월까지 대기업의 신규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앱콜 시장만 열어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SK그룹 소속인 티맵모빌리티도 이런 규제에 묶였다. 모빌리티 플랫폼의 흑자전환 시점이 적어도 5~6년 후로 예상된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지 5년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티맵모빌리티 또한 2025년 전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는 꾸준히 나가고 있다.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를 뜻하는 지분법주식 취득에 지난해 1119억원을, 기술 및 특허, 영업권 등 무형자산 취득에 466억원을 사용했다. 홍보와 판매 촉진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 등에서 비용이 꾸준히 들어간다.
영업현금이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투자와 마케팅비용을 집행하고도 작년 말 기준 현금곳간에 3800억원이 쌓여있다. 지난 2년간 67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로 실탄을 마련해놓은 덕분이다. 티맵모빌리티의 IPO 목표 시점은 2025년으로 그 전까지는 기존 자금으로 버티던가 추가 투자유치를 받을 필요가 있다.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 2025년 IPO까지 이익개선 노력
사업적 측면에서 티맵모빌리티는 2년 연속 2배 이상의 매출 증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46억원으로 전년(745억원)대비 2.7배 늘었다. 사물이동과 대리운전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충전, 개인형이동수단(PM), 렌터카, 주차·발렛 등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으로 진출한 덕분이다. 모태였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해 왔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티맵 오토(TMAP AUTO), 발렛 등 드라이버 영역은 물론 화물 등 사물이동 사업의 외형이 증가하고 신규 자회사의 매출도 늘었다. 특히 자회사 와이엘피(YLP)와의 시너지로 국내 미들마일(중간물류) 중개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티맵 오토는 볼보(Volvo) 등에 탑재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올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6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3억원) 대비 67% 늘었다. 분기손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포인트 증가하는 등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티맵모빌리티와 자회사들이 각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티맵 버티컬 서비스 중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감소된 대리운전과 오프라인 거점이 빠르게 늘고 있는 발렛사업 성장이 두드러졌다.
대리운전은 자회사 로지소프트와의 양방향 콜 공유 시스템 개시 후 운행완료율이 크게 개선, 기사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역 확장이 빠르게 진행됐다. 발렛 사업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300개 이상의 스토어를 마련하고 이달 말까지 200개 개소를 목표로 디지털화를 진행 중이다. 티맵 오토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YLP는 물류시장 디지털화를 통해 운임 불투명성을 개선, 파트너사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공항버스는 공항 이용객 급증과 맞물려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95.4배 늘었다. 티맵모빌리티는 인원 확충으로 인한 인건복리비, 매출 확대에 따른 매출원가 및 사업 수수료 증가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이익개선에 대한 노력을 지속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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