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STO 후광' 핑거, 고평가 상태는 부담①시총 1000억 기준 충족, PER 56배로 피어그룹 대비 높아
김소라 기자공개 2023-05-31 08:18:25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가 올해 증권형토큰(STO) 바람을 타고 코스닥 소속부 변경을 마쳤다. 올초 금융당국에서 STO 발행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관련 기술을 확보한 핑거에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주가가 오름세를 타며 코스닥 상장사 상위 그룹인 '우량기업부'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이번 소속부 변경은 IPO(기업공개) 후 약 2년 만이다. 지난 2021년 1월 상장한 핑거는 '벤처기업부' 지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기업 규모, 재무 요건, 경영 건전성 등 보다 고도화된 기준을 충족하며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STO 규제 샌드박스 신청, 시총 1600억원 '터치'
핑거는 2000년 설립된 디지털 금융 솔루션 기업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스마트 뱅킹 서비스 전환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의 소프트웨어 개발이사 출신 박민수 부회장이 출범 초기부터 이끌고 있다. 핑거 역시 팍스넷 미래금융사업실이 모태다. 당시 팍스넷이 확보한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핑거는 올해 우량기업부 요건 중 시가총액 기준을 새롭게 충족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6개월 평균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요건이다. 25일 기준 핑거 시가총액은 11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월엔 시총이 1600억원대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당시 52주 최고가인 주당 1만7300원을 기록하며 기업가치가 크게 확대됐다.
올초 핑거가 오름세를 보인 배경으론 STO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유동화시켜 소액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앞서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STO 제도권 편입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관련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던 기업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핑거는 STO 서비스를 위한 제반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자산 유동화 관점에서 STO의 일종으로 해석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 해당 서비스에 대해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청 결과는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결과에 따라 지적사항 등을 보완해 실제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핑거 관계자는 "우선 특허권 NFT만 한정해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지만 추후 유동화를 통해 거래 가능한 자산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다만 STO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은 나왔지만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서비스가 가시화되기까진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설명했다.
◇분기 순익 부진, PER 상승세 지속
고평가 상태가 이어지는 점은 부담이다. 핑거는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 56.79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록했다. 당해 상반기 말 20.78배, 3분기 말 28.43배를 기록한 후 1년여간 고밸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피어그룹(비교기업)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현재 IT서비스 업종의 평균 PER는 20배가 채 안되는 상황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80여개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직접적인 경쟁사로 분류되는 기업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비트컴퓨터,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케이사인 등 소프트웨어 업체는 각각 연결 20.97배, 42.84배, 22.42배의 PER을 기록했다.
분기 순익 성장이 더뎠던 점도 고평가 요인 중 하나다. 핑거는 2022년 각 분기별로 마이너스(-) 2억원, 12억원, -4억원, 1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주당순이익(EPS) 역시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주가가 뛰어오르며 PER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한 상황이다. 핑거는 올초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투자 분야로 섹터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연내 운용사 인가를 받고 사업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 픤디와 핀테크도 각각 관계 기반 모바일 뱅킹 플랫폼 시범 출시, 전문개인신용평가사(비금융CB) 제반 준비 등 비즈니스를 구체화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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