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8조 넘게 조달한 SK온, IPO 아쉬움 날렸다 MBK컨소시엄서 5300억원 추가 유치...발전 가능성에 매력적인 IPO 투자처로 급부상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09 07:37:59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에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 성패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자금조달 과정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IPO 조달 목표치를 넘긴 지 불과 열흘 정도 지난 시점에서 53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하며 사실상 기업공개(IPO)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 규모로도 이미 27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나타내고 있다. 프리IPO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SK온의 증설 로드맵에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의 주목도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최근 소위 프리IPO 목표치로 여겨졌던 4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말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유상증자에 2조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한투PE로부터 1조2000억원, SNB캐피탈과 MBK컨소시엄으로부터 최대 1조2400억원을 투자받았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히트를 치면서 SK온은 단숨에 4조44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주목할 만한 승전보는 더 있었다. 8일 SK온에 따르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MBK컨소시엄의 일원이 4억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다시 감안하면 SK온은 반년만에 최대 4조9700억원을 조달, 당초 프리IPO 목표치를 24%나 넘어서게 됐다.
IPO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조달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 SK온은 지난달 전략적 파트너사인 현대자동차·기아로부터 최대 2조원을 차입했고 유로본드를 발행해 1조2000억원도 조달하기로 했다.
단순 계산하면 실질적인 자금 조달액만 8조1700억원이다. 지난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IPO를 통해 10조2000억원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비상장사인 SK온의 조달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2021년 8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분할 이후 곧바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십수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IPO 카드를 접을 수 밖에 없었던 SK 입장에서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나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SK온의 기업가치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추후 IPO를 앞두고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평이다. 이차전지 업계는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기업가치에 미래가치가 반영된다. 전기차 시장 등 전방 산업군 자체의 전망이 밝기 때문에 수주물량과 시장 분위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이를 감안해 작년 8월 한투PE가 SK온에 책정한 기업가치는 22조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당시 주당 평가가액이 5만5000원으로 평가됐다. 최근 3조원가량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동일한 주당 평가가액이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온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27조원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경색됐던 자본시장이 이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SK온에 또다른 호재가 기대된다는 평이다. SK온은 주요 배터리 셀 제조사 가운데 유일한 비상장사다. 2026년 말로 예정된 IPO 때는 단연 최대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회수(엑시트) 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투자의 적기도 잡은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초 기준 SK온은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4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등이 완공될 시 북미 전체 생산 규모는 연간 185GWh 수준으로 예상돼 시장 점유율 향상도 기대된다.
SK온은 추가적인 재원 확보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유동성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앞으로의 조달에선 유리한 투자 조건을 설정할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무구조를 보다 견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의 호재가 더 있을으로 예상된다. 실제 SK온은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 기준으로 올해 약 6000억원 안팎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가장 큰 부담을 덜었다고 보면 된다"라며 "현금창출력에 대한 고민도 시간 문제라 향후 기업가치 상승이 더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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