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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라이프는 지금]'라이프케어' 기업 진화, 재정부담·고객확보 다 잡는다여행·교육 등 '전환서비스' 선수금 부담 해소, 상조 인식 개선 'MZ세대' 저변 확대

김규희 기자공개 2023-06-13 06:33:46

[편집자주]

교원라이프는 실버산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2010년 9월 상조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후발주자로서 갖은 부침을 겪었지만 이종사업과 결합상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업계 선두권 대열에 안착했다. 하지만 최근 여행, 물류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단행한 대규모 배팅으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원라이프의 사업 현황과 재무상태를 살펴보고 미래 사업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라이프는 2017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전까지 단순히 방문 판매를 통해 상조 상품을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전략을 바꿔 이종사업과 제휴를 맺고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그러자 고객수는 매년 빠르게 늘었다.

동시에 리스크 노출도 심화됐다. 선수금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일부에서는 재정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짧은 기간에 많은 고객이 유입된 만큼 만기일이 몰려 대규모 환급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라이프는 제1금융권 지급보증 등을 통해 총고객환급의무액을 상회하는 자금을 보전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장례 행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투어, 웨딩, 에듀테크 등 전환 서비스 이용을 늘려 선수금 부담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 단기간 선수금 급증의 역설, 만기 도래시 재정 부담으로

상조업체는 업계 특성상 매출 인식 방법이 특이하다. 장례 등 행사가 발생해야만 매출로 인정된다. 상조 상품 판매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수취하는 월 납입금은 영업수익이 아닌 부채로 인식된다. 선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다.

출범 13년 만에 선수금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는 교원라이프의 자랑거리다. 초기 6년간은 저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017년 이후 고객이 대거 유입돼 선수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2016년 말 선보인 전자제품 결합 상품이 큰 인기를 끈 덕택이다.

선수금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재정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교원라이프의 부금예수금 변동 내역을 살펴보면 출범 5년차인 2014년 선수금은 166억원 수준이었다. 2015년 237억원, 2016년 517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17년부터 114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8년 2025억원, 2019년 5021억원, 2021년 7169억원, 2022년 9814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엔 1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 이후 1년 납입액만 1000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부터는 2000억원을 넘어 3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단기간에 선수금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다시 말하면 상품 만기가 도래하는 2027년 이후부터 고객에게 돌려줘야하는 금액이 매년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교원라이프 상조 상품은 만기가 10년, 15년, 20년 등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교원라이프는 제1금융권인 은행의 지급보증 등을 통해 총고객환급의무액(전체 고객이 해약을 요청할 경우 환급되어야 할 금액)을 상회하는 자금을 안정적으로 보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시적으로 가해지는 재정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고심 중이다. 교원라이프를 넘어 교원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여행, 교육, 렌탈 등 사업이 그 대안이다.


◇ '재정부담 줄여라' 여행·교육 등 전환서비스 구축

교원라이프는 고객이 지정한 자가 사망하게 되면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 시점에 부금예수금을 차감하고 매출로 인식한다. 만약 납기일 동안 장례 행사가 이뤄지지 않고 만기일이 도래하면 만기해약금을 지급한다. 만기환급 요청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1년에 수천억원의 환급금을 지급해야 한다.

고객은 환급금 수령 대신 교원라이프가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부금예수금 차감으로 이어지고 교원라이프는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교원라이프가 장례 이외에 여행, 교육, 렌탈 등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다.

2년 전 여행사 KRT(현 교원투어)를 인수한 것도 전환 서비스 전략의 일환이다. 2021년 동유럽 장거리 여행에 강점을 가진 중견 여행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해외여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 리오프닝 국면을 맞이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다. 아울러 전환 서비스로 여행상품을 이용하려는 내부 수요도 흡수한다는 복안도 있었다. 단순하게 부금예수금을 여행상품으로 돌린다고 가정해도 교원투어에 투입한 투자금을 메우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섰다.

교육 서비스도 있다. 교원라이프 고객은 교원그룹이 운영 중인 ‘빨간펜’, ‘구몬’ 등 학습지에서부터 스마트패드를 활용한 디지털 AI 등 에듀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렌탈, 웨딩, 가구, 가전, 어학연수 등 종류는 다양하다.

전환 서비스 포트폴리오 확장은 실제 재정 부담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부금예수금 변동에 따라 행사를 통해 차감하는 금액이 매년 늘고있다. 2017년 31억원에서 2018년 49억원, 2019년 72억원, 2020년 81억원, 2021년 100억원, 2022년 129억원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환 서비스 강화를 통해 상조가 장례가 아니더라도 생애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해 고객층을 20·30세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총고객환급의무액인 약 7200억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다”며 “장례사업 강화와 함께 교원그룹 내 여행, 교육, 렌탈 등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강화해 시장을 주도하는 리딩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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