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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라이프는 지금]선수금 '1조 클럽' 진입...자본확충 과제100억 유증 5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탈출, 자회사 적자 지속 등 부담

김규희 기자공개 2023-06-12 08:11:09

[편집자주]

교원라이프는 실버산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2010년 9월 상조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후발주자로서 갖은 부침을 겪었지만 이종사업과 결합상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업계 선두권 대열에 안착했다. 하지만 최근 여행, 물류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단행한 대규모 배팅으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원라이프의 사업 현황과 재무상태를 살펴보고 미래 사업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그룹 상조 계열사 교원라이프는 뒤늦게 상조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의 든든한 재정지원과 함께 라이프케어 서비스 차별화 등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업계 세 번째로 선수금 1조원 반열에 올랐다.

다만 과거 수년간 지속됐던 영업적자로 인한 재무건전성 리스크가 아직 지속되고 있다.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최근 배당금수익, 금융수익 등 영업외이익 증가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여행·물류 등 자회사와 연계되어 있는 만큼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잔존해 있다는 분석이다.

◇ 후발주자에도 ‘결합상품’ 성과, 업계 세 번째로 선수금 1조 달성

교원라이프는 2010년 9월 8일 교원그룹이 설립한 상조회사로 장례식장과 장의 관련 서비스업, 상조업 및 장의용품 제조, 도소매, 대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배구조는 모기업이나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직렬구조가 아닌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형태로 이뤄져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최대주주)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교원라이프는 2011년 본격적으로 상조시장에 발을 내딛었지만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버산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낸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상조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자료=교원라이프 연결감사보고서>

신규 구좌 확보를 고심하던 교원라이프는 2017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방문 판매를 중심으로 이뤄져있던 판로를 LG베스트샵, 신한카드 등 이종사업과의 제휴 등으로 확장했다. 상조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는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2016년 11월부터 판매한 전자제품 결합 상품 ‘다드림’이 큰 인기를 끈 덕분에 이듬해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결합상품 판매가 증가하기 전인 2016년 매출액은 3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044억원, 2018년 917억원으로 급증했다. 선수금 규모도 같은 기간 516억원에서 1148억원, 2024억원으로 매년 2배 가량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마이너스(-) 27억원에서 2017년 2억원, 2018년 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다 2019년 다시 매출액이 급감했다. 전년대비 53.87% 감소한 423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고객수와 선수금 규모 모두 증가했지만 실적은 오히려 나빠졌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2019년부터 회계상 매출 인식 방법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교원라이프는 2018년까지 결합상품인 ‘다드림(전자제품 지급+상조서비스)’ 가입 고객에게 지급한 전자제품 가격을 매출에 함께 반영했다. 전자제품을 직접 매입해 고객에게 지급하는 방식인 만큼 회계 규정에 따라 매출로 인식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결합상품 시 지급되는 전자제품 금액을 매출에서 제외하고 행사수익과 장례수익 등 상조 관련 매출만 반영했다.

영업이익도 쪼그라들었다. 전자제품 구매액이 비용으로 반영된데 이어 홈쇼핑 등 지급수수료와 대손상각비가 각각 전년대비 71억원, 24억원 증가하는 등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20년과 2021년 계속해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2020년 그룹으로부터 교원하이퍼센트(현 교원스타트원)을 넘겨받고, 2021년 KRT(현 교원투어)를 인수한 탓에 인건비 등 비용이 크게 늘어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92억원, 2021년 19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105억원에 달했다. 교원스타트원의 물류대행매출과 교원투어의 여행알선수수료 등이 인식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에도 인건비가 87억원 증가하고, 광고선전비 97억원, 행사비 52억원이 추가되는 등 영업비용 증가로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100억 유증 등 완전자본잠식 탈출, 부채·지급여력비율 개선

문제는 재정 건전성이다. 교원라이프는 출범 이후 적자가 누적된 영향으로 줄곧 자본잠식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결손금이 쌓이고 쌓여 2014년에는 자기자본마저 바닥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2016년 자본총계 -62억원으로 최저치를 찍는 등 2018년까지 5년간 지속됐다.

교원그룹은 자본잠식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금지원을 결정하고 2019년 12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최대주주인 장 실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자금을 투입해 자본금을 100억원 늘렸지만 자본잠식을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필이면 2019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494억원(53.87%) 급감하고 당기순손실 62억원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이 135억원으로 커졌다. 이에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뛰어넘지 못하고 부분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교원라이프는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2020년 배당금수익 99억원과 단기매매증권 처분 및 평가이익 179억원을 바탕으로 당기순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유입으로 자본총계가 8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자본총계는 계속 증가해 2021년 220억원, 2022년 309억원으로 개선됐다.

교원라이프가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선수금은 안전하게 보전됐다. 교원라이프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수협은행 등 제1금융권 회사와 지급보증을 맺고 선수금의 절반 가량(올 1분기 기준 약 5000억원)을 보전하고 있다. 제1금융권과 지급보증 계약을 맺은 상조업체는 교원라이프를 포함해 총 4곳에 불과하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지급여력비율(고객불입금 대비 총자산 비율)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교원라이프의 부채비율과 지급여력비율은 각각 99%와 101%로 업계 평균 103%, 97%를 상회했다.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지급여력비율은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교원라이프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는 자회사 교원투어와 교원더오름(화장품 제조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152억원, 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교원라이프가 자체적으로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자회사가 계속해서 순손실을 낸다면 교원라이프는 가까운 미래에 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초우량 라이프케어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선수금 증가세에 발맞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와 재정 건전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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