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이매진 업고 '마이크로 LED' 선두 도전 전담팀 구성, XR기기 시장 대응 차원…저굴절CPL 등 OLED 기술 고도화 병행
손현지 기자공개 2023-07-31 15:02:49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디스플레이 업체 이매진(eMagin)을 업고 마이크로LED 패널 개발에 본격적으로 고삐를 당긴다. 마이크로LED는 성장세가 가파른 XR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필수 패널로 꼽힌다. 대표적인 '무기발광다이오드'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트렌드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여겨지는 기술이다.한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회사인 삼성과 LG 모두 마이크로 LED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지만, 아직까진 양산을 위한 프로세스는 갖추지 못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시라도 빨리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마이크로LED의 핵심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이매진' 회사 인수를 택했다. 인수합병(M&A)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생산체제 돌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2900억 들여 매입한 이매진 활용 본격화
삼성디스플레이는 27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전담팀을 구성해 XR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며 "올해 말 이매진 인수 작업이 완료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들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디스플레이 업체 '이매진'을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자산규모 1000억원이 채 안되는, 지난 2년 연속 적자를 낸 기업이다. 그런데도 삼성은 덩치의 3배 넘는 2900억원을 들여 M&A를 완료했다.
이유는 이매진이 보유한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 때문이다. dPd는 마이크로LED의 핵심 기술력으로 평가된다. 'RGB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제조에 필요한 원천특허,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XR기기에 필수적인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 대안으로도 꼽힌다. 패널 부피를 작게 할 수 있는데다가 배터리 수명까지 길게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더 나아가 확장현실(XR) 등 차세대 IT기기에 활용하기에 용이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XR기기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준비해왔다. TV만 하더라도 교체주기가 5~10년으로 긴 편이다. 이 때문에 고해상도의 AR글래스나 VR기기 등을 통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감상하고 콘솔 게임까지 할 수 있는 분야로 눈을 돌렸다.
무엇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수요도 확실해졌다. 애플은 XR기기를 만들기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사들을 상대로 마이크로 OLED 생산역량이 충분한지를 타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일찍이 애플과 메타를 거친 VR·AR전문가를 영입하며 대응에 나섰던 이유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존 OLED 패널 기술력으로 XR 기기를 구현했다가는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AR글래스나 VR기기 등에서 메타버스 콘텐츠를 감상하고 콘솔 게임까지 하려면 보다 더 고해상도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실리콘 기판 위에 OLED를 곧바로 증착하는 기술인 'RGB올레도스'는 XR기기용 패널로 제격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보다 빨리 XR기기 시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 M&A를 택했다. 이매진은 2001년부터 XR 핵심부품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해온 저력이 있는 만큼, 오랫동안 눈여겨보고 인수를 결정했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사들이 일본과 대만 등 마이크로LED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국가들을 따라잡으려면, 현재 국내 기술력으론 역부족이다"며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이매진을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 향후 마이크로LED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기술 선점 전략 '투트랙', OLED 고도화 지속
삼성디스플레이는 무기발광다이오드 혁신 기술 연구와 함께 기존 OLED 기술 고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OLED의 발광 효율과 전력효율성, 수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대안 공정을 검토하고, 일부 기술은 이미 생산라인에 적용 확대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IT 업계에선 전자기기의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비율)가 중요해지는 추세다. 애플, 삼성전자 등 세트사들 역시 중장기적으로 더 높은 전력 효율성을 갖춘 OLED 패널을 필요로 하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중국 기업들 역시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분야에서도 추격세가 매섭다. 중국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복사에 나선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적 포인트를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중에서도 '저굴절 CPL' 기술력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CPL의 경우 한때 일본의 호도가야화학공업이 독점하던 분야다. 그러나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기업들이 잇달아 해당 기술을 확보해나가는 상황이다.
저굴절 CPL의 경우 생산공정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공정이 안정화만 된다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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