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우리은행, 상반기 '중기 대출' 4대 시중은행 유일 감소'고속 성장' 하나은행과 벌어진 격차, 조병규호 험난한 여정 예고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31 08:07:0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출 잔액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이 120조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같은 기간 대폭 성장한 하나은행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달 취임하며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통한 기업금융 강화를 선언했으나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숨고르기로 부진했던 실적을 하반기에 만회해야 한다.
◇중소기업 대출 잔고 '120조' 아래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7일 '2023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를 진행했다. 조 행장 취임 후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분기 기준 119조7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21조380억원에 비해 1.1% 감소한 금액이다.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 변화를 보면 역성장한 곳을 우리은행 뿐이다.

하나은행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 중기대출은 120조3970억원에서 125조6900억원으로 4.4% 성장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을 필두로 전국 단위 기업 영업에 박차를 가한 게 중소기업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은 올해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공세적인 법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이 126조3074억원에서 127조9410억원으로 1.3% 증가해 하나은행의 뒤를 이었다. 가장 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자랑하는 KB국민은행은 133조1000억원에서 133조5000억원로 0.4% 성장했다.
우리은행의 역성장 배경에는 심화된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자리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계 대출 성장폭이 제한되면서 은행권은 법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규 대출 수요가 적은 대기업보단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영업력이 집중되는 추세다. 시중은행은 마진을 줄이더라도 고객을 확보해 잔고를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력은 대기업 대출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대기업 대출에 특화돼 있었고, 우리은행으로 통합 된 뒤 중소기업 영업에서 타행 대비 힘을 쓰지 못했다. 일찌감치 은행장 인선을 마친 타행과 달리 이달에야 신임 행장이 취임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기업금융 5% 성장 추구

조 행장은 타행과 경쟁에 돌입하기에 앞서 여신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영업력 강화에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건전성 관리 체계를 주문하고 있다. 연체율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추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자산을 1% 가량 늘리면서 숨을 골랐다. 하반기에는 기업금융에서 5% 안팎의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뒷받침 돼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조 행장은 내부 여신 관리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동시에 밖에서는 타행과 경쟁을 벌여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CFO는 IR에서 "연간 4~5% 성장하는데 금년 상반기에는 1% 수준으로 계획했고 그 계획대로 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하반기에는 기업금융에서 5% 수준의 성장을 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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